손흥민 ‘무관’의 한을 풀 수 있을까 “결승까지 한 걸음 남았다”

입력 : 2025.02.04 12:42 수정 : 2025.02.04 14:47
손흥민 |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 | 로이터연합뉴스

한국 축구에서 역대 최고의 선수를 손꼽는다면 세 선수의 이름이 나오게 마련이다. 저마다 순서는 다르겠지만 차범근(72)과 박지성(44·이상 은퇴), 손흥민(33·토트넘)이 빠지는 일은 없다.

유일한 현역 선수이자 ‘월드 클래스’로 평가받는 손흥민이 끝 줄에 놓인 것은 ‘무관(無冠)’의 아픔이 원인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데뷔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왕(2021~2022시즌 23골)까지 오른 그는 유독 클럽 무대에서 우승과 인연이 없다. 과거 유럽챔피언스리그와 EPL에서 한 차례씩 준우승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차범근이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이상 독일)에서 각각 한 차례씩 UEFA컵을 들어올린 것이나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 등에서 유럽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 16개의 트로피를 안고 은퇴한 것과 비교된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지난 1월 손흥민의 재계약 때 “그가 우승 트로피와 함께 토트넘 경력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덕담 아닌 덕담이 실현될 가능성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잉글랜드 축구에서 유이한 컵대회 중 하나인 카라바오컵(리그컵)이 바로 그 무대다. FA컵보다 위상이 낮은 이 대회는 프로리그인 1~4부 92개팀이 출전해 우승을 다툰다. 토트넘이 2008년 첼시를 2-1로 꺾고 마지막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대회다.

토트넘은 오는 7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리버풀과 카라바오컵 4강 2차전을 치른다. 지난달 9일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한 토트넘은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를 수 있다. 토트넘이 결승에 진출하면 3월 16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아스널의 준결승 승자와 우승컵을 다툴 수 있다. EPL 선두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을 비롯해 아스널(2위)과 뉴캐슬(6위) 등 상대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지만 토너먼트 무대에선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마침 토트넘은 오랜만의 승리로 상승세를 탔다. 토트넘은 지난 2일 브렌트퍼드를 2-0으로 꺾으면서 7경기 무승(1무6패)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손흥민은 두 골에 모두 관여했다. 이번 시즌 득점(6골)이 많지 않지만 도움(7개)에선 6위를 달리면서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카라바오컵에서 우승컵까지 들어올릴 수 있다면 더 할 나위가 없다. 손흥민이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아깝게 우승을 놓쳤던 2019년 결승 상대가 리버풀이다.

손흥민은 주장 자격으로 토트넘 선수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손흥민은 영국의 ‘이브닝 스탠다드’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난 지난 유로파경기(1월 31일 엘프스보리전)까지 포함해 이번 열흘이 2024~2025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리버풀과의 카라바오컵 준결승 2차전이 정말 중요하다. 결승전에 단 한 걸음이 남았다. 잘 준비해 우리가 웸블리로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한 것이다.

손흥민이 첫 우승을 넘어 다관왕에 도전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FA컵은 아직 4라운드라 우승을 거론하기 힘들지만, 유로파리그에선 이미 16강 직행을 확정지었다.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다면 토트넘 역사상 세 번째의 대업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우승하고 싶다”고 강조했던 손흥민이 자신의 꿈을 향해 마지막 힘을 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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