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포옛 감독, 광주 말고 울산·서울 이겨라”…전북 사령탑 후보의 ‘묘한 라이벌리’

입력 : 2025.02.05 15:34 수정 : 2025.02.05 15:38
광주FC 이정효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광주FC 이정효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광주를 이기려고 하지 마시고, FC 서울과 포항, 울산, 제주, 대전을 이기면 우승에 가깝습니다. 이 팀들과 경기할 때는 200%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광주 FC 이정효 감독이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와 2025시즌 K리그 개막을 앞두고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특유의 솔직한 화법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특히 전북 현대의 새로운 사령탑 거스 포옛 감독을 향한 그의 의미심장한 조언이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한 포옛 감독은 최근까지 그리스 국가대표팀을 이끌다 한국 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됐지만, 고배를 마신 뒤 전북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정효 감독 역시 전북 감독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었다. 두 감독의 인연은 이날 미디어데이에 무게감을 더했다.

이정효 감독은 2022년 광주 FC의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부임 첫해 K리그2 우승과 승격을 이끌었고, 2023시즌에는 K리그1에서 3위라는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 시즌에는 리그 9위에 머물렀지만, ACLE에서는 4승 1무 1패라는 빼어난 성적으로 16강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일본의 강호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7-3으로 대파하며 지략가로서 저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주축 선수들의 대거 이탈로 쉽지 않아 보인다. 팀의 중원을 지켜온 미드필더 정호연이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의 미네소타로 떠났고, 공격의 핵심이었던 이희균은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 유니폼을 입었다. 센터백과 스트라이커를 오가며 팀의 살림꾼 역할을 했던 허율도 울산으로 떠났다.

전력 누수 속에 중위권을 현실적인 목표로 잡았다. 이정효 감독은 “어느 팀이 6위가 되든 그 팀의 바짓가랑이를 잡고라도 벗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CLE와 K리그 개막을 동시에 준비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2월 11일 날 중국 산둥 원정을 가야 하는데 그 경기만 생각하려고 한다”며 “현재 우리 팀이 다음 경기까지 생각할 여유는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참가 K리그 팀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울산 HD 김판곤,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광주FC 이정효, 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참가 K리그 팀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울산 HD 김판곤,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광주FC 이정효, 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 데뷔를 앞둔 포옛 감독은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전북이란 클럽은 항상 트로피를 목표로 해야 하는 팀”이라고 강조하면서도 “K리그에 우선 한국 축구를 배우려고 왔다”고 말했다. 전북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고 클럽과 논의 중이라며, “전북이란 팀에서 국가대표로 차출된 선수들이 많아지고 좋은 축구를 하면서 결과까지 낼 수 있다면 그게 한국 축구를 도울 방법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리그 4연패를 노리는 울산 HD의 김판곤 감독은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작년에 하지 못했던 더블도 팬들에게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구단에서 상당히 좋은 환경을 제공해 줘서 두바이에서 좋은 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이적시장 성과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이정효 감독한테 미안하지만 상당히 좋은 선수들을 다 집합시켰다. 국내 선수 영입도 잘 된 것 같다”며 웃었다.

포항 스틸러스의 박태하 감독은 “지난해 활약했던 선수들이 더 많이 함께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 시즌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정말 어렵게 시작해서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상황을 맞이했는데, 이번에는 훈련 준비하는 데도 훨씬 여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리아컵(FA컵) 3연패 도전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포항은 결승에서 리그 우승팀 울산을 꺾으면서 트로피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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