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외인, 유니폼 바꿔 입고 날개 달았다···KCC 라렌-정관장 버튼, 뜻밖의 ‘윈윈’

입력 : 2025.02.05 15:41 수정 : 2025.02.05 15:47
안양 정관장 디온테 버튼(왼쪽)이 부산 KCC 캐디 라렌의 슛을 저지하고 있다. KBL 제공

안양 정관장 디온테 버튼(왼쪽)이 부산 KCC 캐디 라렌의 슛을 저지하고 있다. KBL 제공

그동안 안 맞는 옷을 입고 있었던 걸까. 오랫동안 부진을 겪었던 부산 KCC 캐디 라렌과 안양 정관장 디온테 버튼이 맞트레이드 이후 새로운 팀에서 활기를 찾았다. 외국인 선수 교체는 하위권에서 고전하던 두 팀에도 전환점이 됐다.

KCC와 정관장은 지난달 10일 1옵션 외국인 선수 1대 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두 선수 모두 기존 소속팀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었기에 이들의 트레이드를 둘러싸고 우려가 컸다. 버튼은 KCC 소속으로 24경기를 뛰며 평균 16.4득점 7.6리바운드 3.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라렌은 정관장 유니폼을 입고 27경기에서 13.3득점 10.6리바운드 1.9어시스트를 올렸다. 팀의 득점을 책임져야 하는 1옵션 외국인 선수치고는 미진한 기록이었다.

트레이드 전 버튼은 경기력 기복과 무리한 터프 슛, 라렌은 무기력함과 슈팅력 부족이 지적됐었다. 양 팀의 사령탑도 외국인 선수에 대한 걱정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전창진 KCC 감독은 버튼 트레이드 직전 “감독인 내가 외국인 선수를 잘못 뽑아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어서 경기하는 게 쉽지 않다”라고 불만을 표했다. 김상식 정관장 감독은 지난해 11월 “라렌은 골 밑에서 해결을 못 하면 자꾸 외곽에서 던지려고 하는데 득점이 안 나오면 팀 전체가 멈춰 버리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부산 KCC 캐디 라렌이 안양 정관장 디온테 버튼의 수비를 뚫고 돌파하고 있다. KBL 제공

부산 KCC 캐디 라렌이 안양 정관장 디온테 버튼의 수비를 뚫고 돌파하고 있다. KBL 제공

라렌은 트레이드 이후 성적이 대폭 향상됐다. 그는 KCC 이적 후 8경기에서 평균 22.25득점 8.75리바운드 2.25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리바운드 참여가 소폭 줄어든 대신 평균 득점이 9점 가까이 올랐다. 라렌은 KCC 소속으로 처음 출전한 지난달 11일 고양 소노전에서 4쿼터 역전당할 위기에 놓인 팀을 구출하며 연승을 이끌었다. 라렌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무기력’이라는 단어를 지워 버린 데뷔전이었다.

버튼은 정관장 유니폼을 입고 9경기에서 16.4득점 6.5리바운드 4.1어시스트를 올렸다. 여전히 경기력 기복을 보이지만 라렌이 정관장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득점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달 24일 수원 KT와의 경기에서 27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다득점 승리에 이바지했다. KT전 이후 정관장은 5연승을 달리며 최하위였던 순위를 8위까지 끌어올렸다. 버튼은 특유의 폭발적인 돌파력으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라렌과 버튼은 지난 4일 트레이드 이후 처음으로 맞붙었다. 라렌이 22득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9득점 5리바운드에 그친 버튼을 압도했다. 버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정관장은 91-86으로 KCC를 꺾고 연승을 이어갔다.

버튼의 경기력 기복과 라렌의 협력 수비 적응은 새로운 팀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다. KCC와 정관장은 모두 힘겹게 6강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 길목에서 외국인 선수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봄의 문턱에서 어떤 팀이 웃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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