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왕·신인왕 삼켜버린 ‘불펜 영건 시대’···국대도 숨죽일 2025년, 순위표 이 손에 있다

입력 : 2025.02.05 17:32
KT 마무리 박영현이 지난해 LG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연장 11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KT 마무리 박영현이 지난해 LG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연장 11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박영현(22·KT)은 승률왕을 차지했다. 25세이브로 리그 4위에 오른 마무리인데 10승(2패)도 챙기면서 두자릿승수 이상을 거둬야 자격이 주어지는 승률왕 타이틀을 안았다. 팀의 우여곡절을 확인할 수 있는 이 타이틀을 통해 젊은 투수 박영현의 탄탄함이 입증됐다.

박영현은 시즌 뒤 나간 프리미어12에서도 확실한 활약으로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이어 다시 한 번 국가대표 새 마무리로 입지를 굳혔다.

그동안 양현종, 김광현 다음을 이을 에이스가 없다던 한국 야구의 고민은 원태인(삼성) 곽빈(두산) 이의리(KIA) 소형준(KT) 등을 통해 조금씩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국제대회에서 아직 확 터지지는 않았고 여전히 국가대표 사령탑의 눈에 확실한 선발은 보이지 않지만, 리그 최상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팀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젊은 선발 투수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두산 마무리 김택연이 힘껏 투구하고 있다.

두산 마무리 김택연이 힘껏 투구하고 있다.

불펜도 같이 세대교체 단계다. 리그에서는 여전히 오승환(삼성) 노경은(SSG) 같은 베테랑부터 김원중(롯데) 등 기존 세대들이 활약하지만 정해영(KIA)이 세이브왕을 차지하고 박영현, 김택연(두산) 같은 어린 마무리가 등장했다. 중간계투에도 곽도규(KIA), 김서현(한화) 같은 3년차 이내 투수들이 한가운데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2026년 3월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위해 2025년은 한국 야구 전체가 신중하게 준비와 검증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정규시즌부터 국가대표로 나간 프리미어12까지 그 존재감이 확대된 불펜의 새 바람이 ‘반짝’이 아니었음을 확인할 차례다.

‘2년차’를 맞는 젊은 투수들이 관찰 대상이다.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팀의 핵심으로 활약하면서 처음 두각을 보여 국가대표에도 선발돼 눈도장을 받은 투수들의 2년차는 올해 소속 팀의 성적, 리그 구도를 쥐고 있다.

KIA 좌완 곽도규가 한국시리즈에서 피칭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좌완 곽도규가 한국시리즈에서 피칭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지난해 60경기를 던진 김택연은 시즌 중간부터 마무리를 맡아 19세이브와 함께 3승2패 4홀드에 평균자책 2.08의 빼어난 성적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고졸 강속구 투수의 2년차 시즌은 성장의 갈림길에서 매우 중요하다. 신인왕의 성장은 물론, 2년 연속 가을야구에는 갔지만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한 두산에 있어서도 마무리 김택연의 재확인은 중요한 과제다.

곽도규는 입단 3년차지만 풀타임 시즌 2년차를 맞는다. 지난해 처음으로 1군에서 시즌을 끝까지 보내면서 필승계투조에 빠르게 진입해 자리잡은 곽도규는 71경기에 나가 4승2패 2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 3.56으로 KIA 우승의 중심에 섰다. 한국시리즈에서는 KIA가 이긴 4경기에 모두 나가 2승을 직접 챙겼다. 지난해 KIA 필승계투조 중 새 얼굴은 곽도규가 유일했다. “최소한 지난해만큼은 던지겠다”는 곽도규의 목표는 2년 연속 우승 도전하는 KIA의 목표로 직결된다.

한화 김서현.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김서현. 한화 이글스 제공

김서현은 3년차지만 사실상 새 출발의 시즌을 맞는다. 전광판에 160㎞를 찍는 강속구로 화제부터 모았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불펜에 간 김서현은 꽤 오랜 시간 2군을 거쳤다. 지난해 후반기 1군 승격하면서 변화의 조짐을 보였고 프리미어12를 통해 자신감을 장착해 큰 변화를 맞았다. 여전한 불펜 불안 속에 다시 5강 밖으로 물러난 한화의 올시즌 재도전에 있어 중간계투 김서현은 가장 큰 기대요소로 꼽히고 있다.

이미 자리를 굳힌 듯 보이는 박영현에게도 데뷔 4년차, 마무리 2년차를 맞는 2025년은 중요하다. 박영현은 2년차에 32홀드(75.1이닝)를 거두고, 3년차에 마무리를 맡아 66경기에서 76.2이닝을 던졌다. 2~3년차에 국가대표로 선발돼 이 기간 열린 3개 국제대회를 전부 뛰기도 했다. 박영현은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를 놓치지 않은 KT의 최고 핵심전력이다. 이미 구위는 검증된 박영현에게는 4년차이자 마무리 2년차인 올시즌을 튼튼하게 소화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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