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원진아, 사진제공|아티스트컴퍼니
배우 원진아가 첫사랑의 강렬한 이야기를 선사한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감독 서유민)서 도경수와 함께 운명적인 러브스토리를 엮어나가며, 관객의 마음을 울리고자 한다.
“처음엔 도경수가 아이돌로서 오래 활동을 해왔고 내성적인 이미지도 있어서 ‘I’(MBTI) 같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만나보니 성격이 진국이더라고요. 거의 매일 웃으면서 촬영했던 것 같아요. 아이디어도 많이 교류하고요. 대화를 해보면 굉장히 솔직해서 ‘정말 열려있는 친구구나’ 싶었어요. 게다가 주변 사람을 정말 잘 챙길 땐 ‘아이돌의 향기’도 느껴졌죠. 항상 예의가 바르고 주변 사람을 잘 챙기더라고요.”
원진아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말할 수 없는 비밀’ 촬영기, 동명의 대만 히트작(2008)을 리메이크하는 부담, 그리고 배우로서 돌아본 지난날 등을 이야기해줬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원진아(왼쪽)와 도경수.
■“리메이크 부담 있었지만, 차별성은 분명할 거로 생각했어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시간의 비밀이 숨겨진 캠퍼스 연습실에서 유준(도경수)과 정아(원진아)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시작되는, 기적 같은 마법의 순간을 담은 판타지 로맨스다. 2008년 인기를 끌었던 대만 원작을 한국판으로 다시 각색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분명 있었을 터였다.
“처음 출연을 제안받았을 땐 ‘잘해야 본전’이란 생각은 했어요. 그래서 답을 하기까지 고민을 하긴 했었죠. 워낙 유명한 작품이었으니까요. 한편으론 믿음도 있었어요. 아티스트가 다르면 리메이크라고 해도 다늘 매력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고요. 원작 속 계륜미가 연기한 캐릭터는 차분하고 고상하지만, 제가 연기한 ‘정아’는 통통 튀고 귀여운 것처럼요. 분명 차별성이 있을 거로 생각했죠.”

배우 원진아, 사진제공|아티스트컴퍼니
이번 작품을 통해 첫사랑의 로망도 해갈했단다.
“제가 여중, 여고를 나와 또래 남학생들과 부딪히는 걸 좀 어려워했거든요. 그래서 ‘정아’가 당돌하게 처음 만난 ‘유준’ 귀에 대고 속삭일 땐, 실제 마음도 시원하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해보고 싶었던 로망이 있었거든요. 좋아하는 남자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하고 싶은데, 그런 성격이 아니라서 이번 연기로 연애 감성이 해소된 것 같아요. 대리 만족 됐다고나 할까요?”
실제로 운명적인 상대가 나타난다면 모든 걸 버리고 그에게만 ‘올인’할 수 있을까.
“아, 그건 굉장히 어려운 문제네요. 전 굉장히 현실적인 사람이거든요. 모든 걸 버려야하는 사랑을 만난다면, 전 현실을 선택할 것 같아요. 저 혼자 잘 살 수 있는 삶은 아니니까요. 한 사람만 생각하고 선택하는 건 너무 위험할 것 같아요. 또 다른 사랑이 올 수도 있잖아요? 하하.”

배우 원진아, 사진제공|아티스트컴퍼니
■“불안했던 20대 지나, 요즘엔 제 자신을 사랑해주고 있어요”
그는 2017년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여주인공으로 발탁되며 단숨에 ‘신데렐라’로 급부상했다. 이후 ‘라이프’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지옥’ 등 여러 작품을 거치며 지금의 위치로 달려왔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방송될 당시엔 불안감이 정말 많았어요. 드라마가 잘못 나오면 다 내 탓일 것 같아서 두려웠죠. 이후 20대 중반까진 불안함과 걱정을 충분히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엔 제 자신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요. ‘내가 나에게는 상처주지 말자. 후회할 짓은 남기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어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면 돼요. 그러면 또 여유가 따라오는 것 같더라고요. 처음 일할 땐 두려움과 스트레스 때문에 제 자신이 피폐해지고 어느 순간엔 제가 싫어졌어요.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나쁜 얘기 할 것만 같았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보니까 날 제일 미워하는 건 나였더라고요. 내가 나를 제일 사랑해줘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고, 당시 나에게 너무 미안했죠. 그래서 지난해 여행도 많이 다녔고,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하면서 살았어요. 그러면서 ‘스스로 즐기는 삶을 어떻게 살 수 있을까’란 기대감도 커졌고요. 돌아보면 완벽주의라고 할 만큼 많은 걸 가진 것도 아니었는데 왜 그렇게 욕심을 부리고 스스로를 갉아먹었나 싶어요. 이제는 뒤늦게나마 감사한 마음으로 재밌게 살려고요. 성공 여부를 떠나서 내가 배우라는 직업으로 연기를 꾸준히 해오고 있구나, 그런 마음만으로도 뿌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