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부리그 담금질 → 여름 복귀 → 프리시즌 1군 경쟁”
토트넘 테크니컬 디렉터, 임대선수 육성 플랜 밝혀

퀸스파크레인저스 양민혁 I 로이터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해리 케인의 옛 등번호를 물려받았던 양민혁(19·퀸스파크 레인저스)이 케인과 같은 길을 걷는다.
하부리그 담금질을 거쳐 토트넘 1군에 도전하는 코스다.
요한 랑게 토트넘 테크니컬 디렉터는 지난 5일 토트넘의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영상에서 최근 막을 내린 겨울이적시장 성과를 자평했다.
토트넘은 투자를 꺼린다는 세간의 평가와 달리 올 겨울 3명을 품었다. 주전급 중앙 수비수인 케빈 단소(27)와 밝은 미래가 기대되는 공격수 마티스 텔(20), 백업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21)가 주인공들이다. 토트넘이 임대로 데려온 텔을 사실상 완전 영입한 것을 감안하면 세 선수 영입에 9750만 유로(약 1468억원)을 썼다.
랑게 디렉터는 “겨울이적시장에선 우리가 부족한 포지션을 강화하겠다는 계산 아래 접근했다. 새로운 공격수와 중앙 수비수, 골키퍼를 영입했는데,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랑게 디렉터가 토트넘의 겨울이적시장 평가하는 과정에서 눈길을 끈 것은 들어온 선수들보다 나간 선수들이었다. 양민혁을 비롯해 윌 랭크셔(웨스트브롬), 알피 도링턴(에버딘), 매튜 크레이그(맨스필드 타운), 루카 건터(윌드스톤) 등 5명이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임대를 떠난 상태다.
랑게 디렉터는 “임대 이적은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한 단계다. 실제 EPL에서 뛰는 모든 선수의 80% 이상이 임대 이적을 경험했다”며 “토트넘 역사상 최고의 선수들도 성장을 위해 임대 이적을 경험했다. 임대 이적은 중요한 프로세스다. 양민혁과 랭크셔 등이 더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는 게 옳은 단계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토트넘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케인 역시 임대 생활을 거치며 자신을 갈고 닦은 사례다. 케인은 10대 선수였던 2009년부터 레이튼 오리엔트(당시 3부)와 밀월FC(2부), 노리치시티(1부), 레스터시티(2부) 에서 순서대로 밟으면서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2013년 마침내 토트넘에서 등번호 18번을 달고 데뷔해 숱한 역사를 썼다.
양민혁은 케인의 토트넘 데뷔 시절 등번호(18번)를 그대로 물려받았고 케인처럼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양민혁은 QPR에 임대되자마자 밀월을 상대로 데뷔전을 치른 뒤 블랙번 로버스전까지 2경기 연속 출전하고 있다. 아직 출전 시간이 짧지만 잉글랜드 무대에서도 과감한 플레이를 펼치면서 호평을 받았다.
랑게 디렉터는 “(양민혁 등은) 여름에 복귀한다. 프리시즌에 토트넘에 합류해 1군에서 경쟁할 것”이라면서 “임대 선수들이 현재 다른 환경에서 뛰고 있지만 구단의 일원으로 느껴야 한다. 임대 선수들의 활약상을 관찰하면서 1년에 1~2번씩은 토트넘에 돌아오도록 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