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라바오컵 결승 진출 실패에 고개를 숙인 손흥민 | EPA연합뉴스
손흥민(33·토트넘)이 올해도 ‘무관(無冠)’의 아픔을 겪는 것일까. 손흥민이 클럽 커리어에서 첫 우승 가능성이 기대됐던 카라바오컵에서도 결승 진출에 실패하는 아픔을 겪게 됐다.
토트넘은 7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준결승 2차전에서 리버풀에 0-4로 완패했다. 지난달 9일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던 토트넘은 1~2차전 합계 1-4로 리버풀에 결승전 티켓을 빼앗겼다.
토트넘은 2007~2008시즌 카라바오컵에서 정상에 오른 뒤 우승컵과 인연이 없어 이번 대회를 노렸으나 리버풀 원정에서 15경기 무승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했다.
손흥민 역시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데뷔한 이래 첫 우승 도전이 또 다시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이날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후반 90분을 모두 소화했지만 별 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손흥민은 0-3으로 끌려가던 후반 32분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에서 첫 슛을 시도했는데 아깝게 골대를 때리고 말았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의 품에 안겨 위로받는 장면만 눈길을 끌었다.
축구통계업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 가운데 볼 터치가 29회로 가장 적었다. 패스 성공률도 59%에 그쳤다. 드리블과 크로스는 각각 2회와 3회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토트넘이 전반적으로 리버풀에 크게 밀리는 양상이었다. 토트넘은 전반 30분 도미니크 소보슬러이에게 골문이 열렸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토트넘은 전반 34분 코디 학포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6분 무함마드 살라흐에게 페널티킥 추가골까지 헌납했다. 토트넘은 후반 30분 소보슬러이에게 0-3으로 끌려가는 추가골을 허용한 뒤 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버질 판데이크의 쐐기골까지 내주면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는 카라바오컵 준결승을 앞두고 리버풀(41.9%)과 뉴캐슬 유나이티드(32.7%)의 우승 확률이 1~2위라고 전망했는데, 실제로 두 팀이 3월 16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우승컵을 다투게 됐다. 토트넘은 16%의 기적을 바랐으나 아쉽게 실패했다.
다만 토트넘이 아직 우승에 도전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토트넘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4위로 우승이 아닌 강등이 더 걱정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유럽 클럽 대항전인 유로파리그에선 16강에 직행했다. 또 잉글랜드 축구에서 유이한 컵대회 중 하나인 FA컵 역시 4라운드에 진출한 상태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전력이 온전치 않은 토트넘은 시즌이 끝나기 전에 다친 선수들이 돌아오길 바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