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비호감 ‘뉴토피아’

입력 : 2025.02.07 20:00
쿠팡플레이 ‘뉴토피아’ 공식포스터.

쿠팡플레이 ‘뉴토피아’ 공식포스터.

■편파적인 한줄평 : 좀비야, 그냥 물어버려!

비호감 캐릭터들 천지다. 좀비 떼 습격 속에서 누구 하나 살아남길 간절하게 응원할 만큼 정 가는 인물이 없다. 여기에 웃음 타율마저 바닥이니, 보는 내내 무념무상, 무표정이다. 1, 2회까지 공개된 OTT플랫폼 쿠팡플레이 새 시리즈 ‘뉴토피아’(감독 윤성현)다.

‘뉴토피아’는 군인 재윤(박정민)과 여자친구 영주(지수)가 좀비에 습격당한 서울 도심을 가로질러 서로에게 달려가는 이야기다. 좀비물에 코믹, 로맨스까지 섞어 ‘좀콤’이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려고 하나, ‘콤’은 실패다.

쿠팡플레이 ‘뉴토피아’ 장면들.

쿠팡플레이 ‘뉴토피아’ 장면들.

시리즈 문법상 1화에서 보는 이의 눈과 귀를 낚아채지 못하면 다음 회차 클릭이 어려운 법인데, ‘뉴토피아’는 이걸 간과한 모양이다. 1화부터 시원하게 내지를 줄 알았건만, ‘좀비 출현’이란 사건이 터지기까지 1화 전체를 할애한다. 주인공인 ‘재윤’과 ‘지수’의 상황이 어떤지를 아주 친절하고도 느리게 보여주면서 시간을 잡아먹는데, 장르를 빨리 맛보고 싶은 이들은 속이 타들어갈 듯 하다. 느려진 속도감을 병영 코미디로 채우려하지만, 효과를 발휘하진 못한다. 단 한 번 웃지 못하고 1화를 끝낼 수도 있다.

캐릭터 묘사 방식도 넘어야할 문턱이다. 일병 ‘재윤’은 사회초년생인 여자친구 ‘영주’에게 배려없고 상식없게 구는 인물처럼 그려지고, ‘영주’를 둘러싼 인물들도 ‘하남자’들로 그려져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영주’라도 속시원하게 일갈하는 ‘여주인공’으로 설정됐다면 그에게 감정을 실을텐데, 그 역시 우유부단하게 그려져 주인공으로서 매력을 잃는다. 3화부터 ‘영주’가 각성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주체가 된다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공개된 2화까진 시청자가 ‘영주’에게 빠져들 틈이 보이지 않는다.

코미디를 의식한 탓인지 인물을 과장되게 표현한 것도 큰 허들이다. 특히 ‘힘숨찐’(힘 숨긴 찐따) 캐릭터로 설정될 듯한 이병 ‘라인호’(임성재)는 인물 톤, 연기 톤 모두 들떠있어 아쉽다. 메가폰은 코미디 호흡을 착각한 듯하다.

이쯤되니 배우들의 연기력 차이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박정민, 임성재, 강영석, 김준한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마저 비호감 캐릭터에 가려져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지수는 전작보다 나아졌으나 여전히 팔다리를 제대로 쓸 줄 모르는 듯한 장면들이 담겨 있어 몰입을 종종 깬다.

물론 강점도 있다. 좀비가 비로소 출격한 이후부터는 이야기에 가속이 붙는다. ‘좀비물’로선 뼈대를 그나마 제대로 세웠다는 증거다. 3화 이후부터 ‘뉴토피아’가 예고한 색다른 ‘좀콤’의 진짜 강점을 보여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쿠팡플레이서 스트리밍 가능.

■고구마지수 : 2.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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