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김동준 |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좌타 거포 유망주 김동준(23)은 일단 비주얼부터 시선을 잡는다. 1m93 훤칠한 키에 넓은 어깨, 얼굴은 또 체격과 딴판으로 순둥순둥한 미남형이다. ‘두산에서 얼굴은 1등 아니냐’고 했더니 “(김)재환 선배님도 있는데…”라며 손사래를 쳤다.
손꼽히는 미남형이라는 점을 굳이 생각하지 않더라도 김동준은 입단 초기부터 김재환과 많이 비교가 됐다. 건장한 체격의 힘 좋은 좌타 외야수라는 점에서 겹치는 점이 많았다. 구단도 고교시절 좌완으로 140㎞ 중반을 던지던 그를 투수가 아닌 타자로 생각하고 2차 1라운드(2022년) 높은 순번으로 그를 지명했다. 김재환을 이을 미래의 좌타 거포로 일찌감치 점찍은 셈이다.
김동준의 오랜 롤모델 역시 김재환이었다.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동준은 “김재환 선배님은 같은 동양인인가 싶을 정도로 잘 치시니까, 중학교, 고등학교 때부터 저런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워낙 비주얼이 돋보이다 보니 “야구만 잘하면 정말 일 낼 선수”라는 말이 계속 나온다. 김동준은 “외모로 칭찬 듣는 건 물론 좋은 일이지만 야구를 제일 잘해야 한다. 야구 잘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준은 올해로 프로 4년 차를 맞지만 아직 1군 경험이 없다. 자신감은 크다. 지금 상태가 너무 좋다. 김동준은 “마무리 캠프 때부터 ‘토 탭’으로 계속 치고 있다”면서 “지금 밸런스나 타이밍 자체가 좋다”고 했다.
지난해 가을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경험도 도움이 크게 됐다. 김동준은 “교육리그에서 일본 선수들 상대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 비시즌 때 방망이 많이 치고 영상도 많이 보면서 이제는 그냥 제 걸 찾은 것 같다”고 했다. 김동준은 “고등학교 때도 타석에 들어가면 어떻게 쳐야할지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이 선수, 저 선수 따라하기도 많이 했는데, 이제는 그냥 제 것이 정립이 된 것 같다. 야구하면서 그런 느낌은 처음”이라고 했다. 경험만 좀 더 쌓고, 기회만 주어진다면 단단히 한 몫 하겠다는 다짐이다.

두산 김동준이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스포츠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드니 | 심진용 기자
김동준은 두산에 입단해 좋은 인연을 많이 맺었다. 롤모델로 생각하던 김재환을 팀 선배로 맞았다. 조성환 퀄리티컨트롤(QC) 코치는 ‘인생의 스승’으로 생각하는 지도자다. 김동준은 “조성환 코치님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다. 프로 와서 정말 도움 많이 되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언젠가 야구를 그만두더라도 오래 뵙고 싶은 분”이라고 말했다.
김동준은 외야가 주 포지션이지만 시드니에 와서는 1루 연습을 하고 있다. 외야 뿐 아니라 1루까지 무리 없이 소화해 낸다면 그만큼 기회를 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김동준은 “올해 100타석 기회가 주어진다면 홈런 10개 이상은 때리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KBO 규정타석(446타석)으로 단순 환산하면 45홈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