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선·이나현 나란히 2관왕…이틀간 금3·은2 합작

김민지·이나현·김민선(왼쪽부터)이 9일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팀 스프린트에서 금메달을 딴 뒤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하얼빈 | 연합뉴스
100m·500m 金 경쟁자에서
팀 스프린트 대역전 金 합심
여자 빙속 르네상스 기대감

한국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이 ‘르네상스’를 기대케 한다. 김민선(26·의정부시청), 이나현(20·한국체대)의 ‘민나 듀오’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합작했다.
김민선은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 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8초 24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전날 여자 100m에서 김민선을 0.004초 차이로 제치고 1위를 기록한 이나현(20·한국체육대)은 500m 38초 33으로 은메달을 땄다.

500m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건 김민선(오른쪽)과 은메달을 건 이나현. 하얼빈 | 연합뉴스
김민선의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김민선은 전체 10개 조 가운데 8조 아웃코스에서 출발했다. 그는 첫 100m를 출전 선수 20명 중 가장 빠른 10초 46으로 통과하며 쾌속 질주했다. 속도를 더욱 끌어올린 김민선은 38초 24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민선은 직전 대회인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했을 땐 500m 7위, 1000m 13위로 메달을 따지 못했다. 절치부심하며 실력을 키운 김민선은 8년 만에 재도전한 아시안게임에서 500m 금메달과 1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500m 동메달은 중국의 톈루이닝(38초57)이 차지했다. 한국의 김은서(단국대·39초56)와 박채은(한국체대·39초58)은 각각 12위와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빙속 선후배로서 선의의 경쟁 중인 김민선과 이나현은 이어 벌어진 팀 스프린트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김민선, 이나현, 김민지(화성시청)가 호흡을 맞춘 한국 여자 대표팀은 대회 여자 팀 스프린트에서 1분28초62를 기록, 중국(1분28초85)을 0.23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팀 스프린트는 3명의 선수가 400m 트랙을 3바퀴 도는 경기로 한 바퀴 돌 때 마다 한 명씩 빠져나가 최종 주자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기록을 순위를 매긴다.
김민지, 이나현, 김민선 순으로 레이스에 나선 한국은 첫 200m 구간에서 17초77을 기록, 중국(17초70)에 잠시 밀렸지만, 곧바로 스피드를 끌어올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800m 구간까지 58초96으로 중국(59초83)을 0.87초 앞선 한국은 마지막 주자로 남은 김민선이 역주를 펼치며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김민선과 이나현은 2관왕에 올랐고, 은메달 2개씩도 따내 둘이 따낸 대표팀 메달만 금3, 은2이다.
이나현은 전날 100m 금메달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부담이 조금은 있었는데 처음 나가 보는 아시안게임이기도 하고 저는 잃을 것도 없는 포지션이라 마음 편하게 준비했다”라며 “선수들과 배지 교환도 많이 하고 호텔에서 국가대표 언니, 오빠들과 재밌게 지내고 있다”라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김민선과의 경쟁에 대해서도 “차근차근 이렇게 하다 보면 점점 비슷해지면서 언니를 따라가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