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이나가 지난 8일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의 브래든턴GC에서 열린 LPGA 투어 파운더스컵 2라운드 15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LPGA 데뷔전 컷탈락했지만
신지애·김세영도 아픈 교훈
다음 대회까진 넉넉한 시간
약점 떨치고 반등 기회 삼아야
LPGA 신인왕 후보 윤이나(세계 29위)가 충격적인 데뷔전 컷탈락 이후 분위기를 돌릴 수 있는 휴식기를 맞았다. 한 달 반 정도 준비시간을 통해 약점을 보완하고 현지 환경에 재빨리 적응해야 한다.
윤이나는 지난 8일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의 브래든턴CC(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파운더스컵 2라운드에서 3타를 잃고 공동 94위(4오버파 146타)에 그쳐 상위 67명(공동 50위·이븐파 142타)이 진출한 본선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틀간 페어웨이 안착률 42.8%(12/28), 그린 적중률 63.8%(23/36), 라운드당 평균퍼트수 31.5개로 불안했고 그 결과 버디는 6개에 그치고 보기를 10개나 범했다. 긴장감과 부담감, 그리고 자신감 결여가 많은 타수를 잃는 원인이 됐다.
이번 대회에서 신인중 컷통과자는 세계 13위 야마시타 미유, 16위 다케다 리오 등 일본선수 2명을 비롯해 5명 뿐이었다.
데뷔전은 누구에게나 큰 부담을 안겨주는 무대다. 역대 LPGA 신인왕 출신 가운데 신지애와 김세영은 정회원 데뷔전에서 컷 탈락의 쓴 교훈을 딛고 성공기를 썼다.
신지애는 2009년 정회원 데뷔전(SBS오픈)에서 부담감, 긴장감에 사로잡혀 컷탈락 했으나 그해 3승을 거두며 상금왕과 신인왕을 동시에 거머쥐는 대반전을 이뤘다. 신지애는 정회원이 아닌 2008년에 이미 메이저 우승을 포함해 3승을 거둔 슈퍼루키였다.
2015년 신인왕 김세영은 데뷔전 컷탈락 후 두 번째 대회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우승컵을 들었다. 그의 아버지가 ‘멘붕’에 빠진 딸에게 “두렵니”라는 반문과 함께 “두려움과 맞서라”는 오랜 가르침을 깨우쳐 준게 용기를 내는 밑거름이 됐다.
그외 대부분 신인왕은 첫 단추부터 성공적으로 꿰었다. 2012년 신인 유소연은 데뷔전(호주여자오픈) 공동 2위 이후 그해 첫 우승을 거두며 안착했고 2016년 신인 전인지는 데뷔전 3위로 출발해 그해 에비앙 챔피언십을 제패하고 메이저 퀸에 올랐다.
2017년 신인 박성현도 데뷔전 3위 이후 그해 US여자오픈 등 시즌 2승을 거두고 신인왕, 올해의 선수, 상금왕을 석권했다.
2018년 신인 고진영은 데뷔전인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세계 최고선수로 성장했고 2019년 신인 이정은6은 데뷔전 공동 10위 이후 그해 US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었다. 2023년 신인 유해란도 데뷔전에서 공동 7위에 오른 뒤 꾸준히 정상을 두드려 그해 10월 아칸소 챔피언십을 제패했다.
이처럼 대어급 선수들은 거의 모두 데뷔전부터 좋은 성적을 냈거나, 그렇지 못했더라도 쓴 교훈을 보약으로 삼아 빠르게 반전을 이뤄냈다.
다행히 윤이나에게는 다음 대회까지 넉넉한 준비기간이 남아 있다. 이어지는 아시안 스윙 3개 대회(태국, 싱가포르, 중국)에는 지난해 성적 상위선수와 초청선수만 나갈 수 있어 윤이나에겐 기회가 없다. 이후 다음달 27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개막하는 풀필드대회 포드 챔피언십이 윤이나의 다음 스케줄이다.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는 속담처럼 윤이나가 부족한 점을 빨리 채워 분위기 전환을 이룬다면 데뷔전 컷 탈락은 입에 쓰지만 몸에 좋은 보약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