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희찬. Getty Images
국가대표 골잡이 황희찬(29·울버햄프턴)의 건강 문제는 올해도 고민이다.
부상만 없으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톱 클래스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은 그가 또 다시 햄스트링을 붙잡고 쓰러졌다.
황희찬은 지난 9일 영국 랭커셔주 블랙번의 이우드 파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32강 블랙번과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 원톱으로 출격한 황희찬은 전반 33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쪽으로 파고드는 주앙 고메스에게 절묘한 패스를 연결해 선제골을 도왔다. 황희찬이 시즌 첫 도움을 기록한 순간이었다.
자신감을 얻은 황희찬은 1분 뒤 역습 찬스에서 수비 뒷공간으로 향하는 침투로 추가골에 기여했다. 이후 마테우스 쿠냐가 넬솔 세메두의 침투 패스를 오른발 강슛으로 골망을 흔들어 2-0으로 앞서갔다. 1부리그인 울버햄프턴과 2부리그(잉글랜드 챔피언십)의 블랙번의 전력차가 도드라졌다.
그러나 울버햄프턴은 전반 막바지 황희찬이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한숨을 내쉬게 됐다. 황희찬이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뒷 근육)에 통증을 호소하면서 주저 앉았다. 황희찬은 파블로 사라비아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울버햄프턴은 황희찬의 공백에도 2골차 리드를 지키면서 2-0으로 승리했다. 비토르 페레이라 울버햄프턴 감독은 “황희찬의 몸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심각한 부상이 아니길 바라고 있다”며 “햄스트링 부상이다. 나에게는 ‘심각한 통증은 없다’고 말했다. 조금 더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이틀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황희찬은 2019년 3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뛰던 시절부터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했다. 울버햄프턴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2021년 12월에도 같은 부위에 통증을 느껴 한참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고, 2023년 8월에도 같은 부상으로 한 달가량 쉬었다. 황희찬은 햄스트링으로 쓰러진 횟수만 4번째가 됐다.
황희찬이 상승세를 탈 시점마다 부상에 꺾이는 것도 아쉬움이 크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13골 3도움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이번 시즌에는 손흥민(33·토트넘)과 함께 득점 경쟁을 벌일 것으로 기대됐는데 지난해 10월 요르단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에서 발목을 다치면서 부상 회복에 주력해야 했다. 부상을 털어낸 황희찬은 다시 상승 곡선을 그려가고 있었으나 이번 부상으로 다시 한 달 가까이 그라운드를 떠날 전망이다.
황희찬이 누구보다 자신의 건강 관리에 힘을 기울이는 터라 안타깝다. 황희찬은 2022년 한 방송을 통해 훈련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식단까지 부상을 줄이는 데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공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상 이슈가 반복된다는 사실은 EPL 생존이 쉽지 않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