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다저스 팬 행사에 참석한 김혜성. LA 다저스 SNS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팀 LA 다저스에 입단한 김혜성(26)이 ‘키케 불똥’을 맞을 위기다. 만능 유틸리티맨 키케 에르난데스가 LA 다저스에 잔류하면서 김혜성이 주전은커녕 26인 엔트리 탈락을 걱정해야 할 위기를 맞았다. 현지 매체에서는 김혜성이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에르난데스는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다저스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신체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면 영입 절차는 마무리된다.
월드시리즈 우승 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에르난데스의 다저스 잔류는 김혜성에겐 큰 악재다. 2014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한 에르난데스는 내야와 외야를 모두 맡을 수 있는 베테랑 유틸리티 자원이다.
에르난데스는 지난해 1루수(18경기)와 2루수(10경기), 3루수(71경기), 유격수(9경기), 좌익수(15경기), 중견수(11경기)로 뛰었다. 여러 포지션에서 자기 몫을 충분히 해줘 팀내 공헌도가 높고 다저스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LA 다저스와 FA 계약한 키케 에르난데스. MLB SNS
정규시즌 통산 성적은 1183경기 타율 0.238 830안타 120홈런 435타점 485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713으로 크게 두드러지지 않으나 큰 경기에선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다저스의 2020년과 2024년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큰 역할을 했다.
MLB닷컴은 에르난데스에 대해 “벤치의 뎁스와 다양한 수비 옵션을 제공한다. 타격은 평균 이하이지만 간간이 장타를 생산할 수 있는 괜찮은 ‘플래툰’(상대 선발 투수 유형에 따라 선발 출전할 타자를 고르는 것) 타자”라고 평가했다.
그의 합류는 2루수와 유틸리티로 뛸 김혜성의 입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포츠 전문 ESPN은 “에르난데스는 2025시즌 다저스에서 2루수와 중견수를 맡을 전망”이라며 “상대팀에서 좌완 투수가 등판하는 경기에서는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에르난데스를 김혜성과 2루수 플래툰 자원으로 가동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김혜성이 2루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에르난데스를 제외해도 다저스 내야진에는 크리스 테일러, 미겔 로하스 등 2루수를 볼 자원이 풍부하다. 한국계 토미 에드먼 역시 현재는 중견수 자원으로 꼽히지만 2루수를 볼 수 있다.

LA 다저스 앤디 파헤스. Getty Images코리아
ESPN 해설가 브레이크 해리스는 “다저스가 26인 로스터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외야수 앤디 파헤스와 김혜성을 놓고 경쟁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파헤스가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파헤스가 마이너리그행 옵션이 1번 밖에 남아있지 않은 반면,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 계약에 사인한 김혜성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혜성이 스프링캠프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보이지 못한다면, 개막전 엔트리 진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