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역사를 허락하지 않았다···허츠의 필라델피아, 사상 첫 ‘슈퍼볼 3연패’ 도전하던 마홈스의 캔자스시티 완파, 통산 두 번째 슈퍼볼 우승

입력 : 2025.02.10 18:27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쿼터백 제일런 허츠가 1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열린 제59회 슈퍼볼에서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꺾고 우승한 뒤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뉴올리언스 | AFP연합뉴스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쿼터백 제일런 허츠가 1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열린 제59회 슈퍼볼에서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꺾고 우승한 뒤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뉴올리언스 | AFP연합뉴스

신은 역사를 허락하지 않았다.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사상 첫 ‘슈퍼볼 3연패’ 도전에 나섰던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도전을 뿌리치고 7년 만에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차지했다.

필라델피아는 1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열린 제59회 슈퍼볼에서 캔자스시티에 40-22로 완승했다.

필라델피아의 슈퍼볼 우승은 구단 역사상 두 번째이자,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2018년 당시 ‘역대 최고 쿼터백’ 톰 브래디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41-33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던 필라델피아는 7년이 지난 이번에는 ‘현역 최고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의 캔자스시티를 무너뜨렸다.

반면 최근 6년 가운데 5번이나 슈퍼볼에 진출, 뉴잉글랜드 이후 새로운 왕조를 구축했던 캔자스시티와 마홈스는 브래디, 페이튼 매닝 같은 전설적인 쿼터백도 이루지 못했던 역대 최초의 슈퍼볼 3연패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이번 슈퍼볼을 앞두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두 팀의 전력이 백중세이긴 하지만, 큰 경기에 강한 마홈스를 보유한 캔자스시티가 다소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캔자스시티 치프스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왼쪽)가 1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열린 제59회 슈퍼볼에서 필라델피아 이글스에 패한 뒤 필라델피아 쿼터백 제일런 허츠와 악수하고 있다.    뉴올리언스 | UPI연합뉴스

캔자스시티 치프스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왼쪽)가 1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열린 제59회 슈퍼볼에서 필라델피아 이글스에 패한 뒤 필라델피아 쿼터백 제일런 허츠와 악수하고 있다. 뉴올리언스 | UPI연합뉴스

하지만 2023년 슈퍼볼에서 캔자스시티에 35-38로 역전패해 분루를 삼켰던 필라델피아는 이번에는 마홈스를 꽁꽁 틀어막은 ‘질식 수비’에 쿼터백 제일런 허츠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더해지며 예상 외 완승을 거두고 복수에 성공했다. 허츠는 이날 21개 패스 중 17개를 성공시키고 221 패싱야드에 역대 슈퍼볼 최장인 72 러싱야드를 기록하며 슈퍼볼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경기는 전반에 일찌감치 필라델피아 쪽으로 기울었다.

필라델피아는 1쿼터 6분15초를 남기고 첫 번째 터치다운에 성공해 7-0 리드를 잡은 뒤 2쿼터에는 제이크 엘리엇의 48야드짜리 필드골로 10-0까지 달아났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캔자스시티가 못 따라잡을 수준은 아니었지만, 이후 마홈스가 믿기지 않은 인터셉션(가로채기)을 두 차례나 당하면서 필라델피아 쪽으로 분위기가 급격히 기울었다.

2쿼터 종료 7분3초를 남기고 마홈스가 자기 진영에서 길게 던진 공을 필라델피아의 신인 코너백 쿠퍼 드진이 인터셉션에 성공한 뒤 곧바로 상대 진영으로 뛰어들어 터치다운에 성공했다. 이날 생일이었던 드진은 슈퍼볼 역사상 처음으로 생일에 터치다운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여기에 2쿼터 막판 마홈스가 필라델피아 수비진의 방해로 인해 또 다시 자신의 진영 코 앞에서 가로채기를 당했고, 이를 필라델피아가 침착하게 터치다운으로 연결하며 24-0으로 차이가 벌어진 가운데 전반이 끝났다.

캔자스시티 치프스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왼쪽)가 1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제59회 슈퍼볼에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뉴올리언스 | AP연합뉴스

캔자스시티 치프스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왼쪽)가 1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제59회 슈퍼볼에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뉴올리언스 | AP연합뉴스

차이가 크게 벌어지자 허츠는 후반전부터 러싱 플레이를 통해 시간으로 빨리 소모시키는 방식으로 경기를 이끌어가며 캔자스시티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이 와중에도 3쿼터 초반 필드골로 3점을 보탠 필라델피아는 쿼터 종료 2분40초를 남기고 허츠의 46야드짜리 패스를 와이드리시버 디본타 스미스가 정확하게 받아 터치다운으로 연결하며 34-0까지 달아나 쐐기를 박았다.

굴욕적인 경기를 이어가던 캔자스시티는 3쿼터 종료 직전 터치다운에 성공해 영패를 면했고, 필라델피아 수비가 조금 헐거워진 4쿼터에 16점을 뽑아내는 저력을 보였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현장에서 슈퍼볼을 관람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필라델피아의 팬으로 알려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아내 질 바이든 여사도 직접 경기를 관람했고, 이밖에도 폴 매카트니, 리오넬 메시, 팀 쿡 애플 CEO 등 수많은 유명인사들이 슈퍼볼 현장을 찾았다.

캔자스시티의 타이트엔드 트래비스 켈시와 공개 연애 중인 것으로 잘 알려진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도 현장을 찾았지만, 지난해 캔자스시티의 우승 때 켈시와 보여준 ‘우승 키스’는 결국 재현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제59회 슈퍼볼을 관전하고 있다.  뉴올리언스 |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제59회 슈퍼볼을 관전하고 있다. 뉴올리언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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