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 예능 ‘홍석천의 보석함’ 티저 이미지. 사진 시작컴퍼니
처음에는 그저 ‘올드게이’ 홍석천의 취향만족 토크쇼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들의 선택(PICK)이 하나둘씩 대중의 취향과 맞아가기 시작했다. 지금은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이름을 알리기 위해 꼭 필요한 ‘등용문’이 됐다. 이른바 ‘홍PICK’이다.
홍석천이 2023년 론칭한 웹 예능 ‘홍석천의 보석함’(이하 보석함)이 예비스타의 요람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이 프로그램을 거친 후 대중의 인기를 얻은 사례가 늘면서 출연을 원하는 이들도, 출연 이후 활동에 날개를 단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웹 예능 ‘홍석천의 보석함’ 티저 이미지. 사진 시작컴퍼니
가장 극명한 사례가 지난해 ‘선업튀(선재 업고 튀어)’ 신드롬을 일으킨 배우 변우석이다. 지난해 4월16일 공개된 ‘보석함’ 두 번째 시즌 8회에 출연한 변우석은 당시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방송 직후 출연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모델 출신의 유망주였던 변우석은 홍석천의 적극적인 어필로 눈도장을 받았으며, 결국 드라마의 인기로도 이어졌다. 당시 영상은 소문은 듣고 나중에 몰려든 누리꾼들 덕분에 37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올렸다. 변우석 역시 ‘선업튀’ 종방 이후 홍석천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웹 예능 ‘홍석천의 보석함’ 한 장면. 사진 홍석천의 보석함 유튜브 방송화면 캡쳐
그렇게 발견된 ‘보석’들이 꽤 있다. 시즌 1의 김도훈, 정건주, 유태오 등이 이후 드라마나 예능을 통해 각광을 받았으며, 지난해 방송된 두 번째 시즌에서는 문상민, 변우석, 이채민, 김재원 등이 유명세를 탔다. 당연히 지금 가장 주목받고 있는 배우 추영우 역시 ‘보석함’ 시즌 3의 주인공이었다.
유망주를 소개하는 예능이지만 갓 김재중과 모델 이수혁, 배우 송승헌이나 이무생, 여진구 등 유명세가 확인된 스타들도 다수 출연한다. 이제는 연예계에서 ‘미남 스타’가 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프로그램이 된 것이다.

지난해 4월 방송된 웹 예능 ‘홍석천의 보석함’ 배우 변우석 출연장면. 사진 홍석천의 보석함 유튜브 채널 방송화면 캡쳐
프로그램의 포인트는 이른바 ‘쌍게이’로 불리는 진행자들의 에너지다. 대한민국 첫 번째 커밍아웃 연예인으로 당시 고초를 겪기도 했던 홍석천은 ‘올드게이’ ‘탑게이’의 포지션으로 그야말로 ‘훨훨’ 난다. 게이의 시선으로 매력적인 남자를 웬만한 여성 시청자보다 잘 골라내며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시즌 2부터 조금씩 자리를 넓히다 시즌 3에는 아예 고정으로 들어앉은 ‘뉴게이’ 김똘똘(본명 김반석)의 존재도 있다. 크리에이터로서 역시 커밍아웃을 한 그는 ‘올드게이’ 홍석천이 놓치고 가는 MZ의 상식들을 보완해주고, 미남 스타에 환호성을 지르는 ‘돌고래 목청’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웹 예능 ‘홍석천의 보석함’ 한 장면. 사진 홍석천의 보석함 유튜브 채널 방송화면 캡쳐
이렇듯 프로그램은 지상파나 케이블이라면 다소 머뭇거릴 수 있는 ‘게이의 남자 선택’이라는 코드를 유쾌한 예능의 형식으로 윤색해 선보이고 있다. 빠르게 늘어나는 구독자는 12일 현재 25만 4000명을 넘어섰다.
실제 이 ‘홍PICK’을 체험한 이들의 간증(?)은 여러군데에서 발견할 수 있다. 변우석 말고도 최근 채널A ‘체크인 한양’에 출연한 정건주 역시 2023년 시작한 시즌 1 출연자다. 그는 최근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보석함’에 출연한 이후 섭외 전화가 늘었는데, 통화를 통해 ‘보석함에서의 모습을 잘 봤다’고 해주시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 이후 (홍)석천이 형님께 명절 때마다 안부를 전하며 감사함을 말씀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웹 예능 ‘홍석천의 보석함’ 시즌 1에 출연했던 배우 정건주. 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보석함’을 통해 드러난 홍석천의 취향은 큰 키와 빼어난 피지컬 그리고 그에 반해 순진무구한 외모다. 이는 ‘문짝남(문짝만큼 큰 남자)’를 선호하는 지금의 여성 시청자 취향도 반영한다.
웹 예능만이 가능한 ‘아슬아슬한 수위’의 설정과 관록의 방송인 홍석천의 노련함이 뒤섞인 ‘보석함’은 지금, 단순히 홍석천의 바람만이 아닌 실제 결과물로 연예계 유망주의 등용문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