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준→양민혁, 그 다음은 이기혁”

입력 : 2025.02.14 06:20

강원 정경호 감독, 유럽 진출 장담

강원 이기혁 | 프로축구연맹 제공

강원 이기혁 | 프로축구연맹 제공

2022년 양현준(셀틱), 2024년 양민혁(QPR). 강원FC에서 등번호 47은 유럽행 티켓과도 같은 상징적인 숫자다.

13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정경호 감독은 “우리의 47번은 이기혁”이라고 말했다. 올시즌 구단은 U-22 자원 신민하에게 47번을 달아줬지만 감독이 보는 다음 유럽행 가능 선수는 이기혁이라는 뜻이다.

윙어 양민혁과 풀백 황문기, 베테랑 센터백 김영빈 등 핵심 자원들의 이탈로 인한 전력 공백 속에서도 정 감독은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2025년도 저희 팀의 강점은 시스템이다. 작년부터 좋은 시스템을 갖고 왔고 지금 꾸준하게 하고 있다. 올 동계훈련도 명확한 시스템을 통해서 철학과 방향성을 잘 잡아주고 선수들도 그 시스템을 잘 따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스템의 핵심은 바로 ‘전술적 유연성’이다. 정 감독은 “현대 축구에서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없으면 상대를 어렵게 할 수가 없다. 그냥 갖춰져 있는 분위기로 하다 보면 선수들도 갇히고, 상대 팀의 대응에도 갇힌다. 제 철학은 그런 구조적인 부분을 좀 유연하게 가져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기혁은 그 전략의 중심에 있다. 수원FC, 제주 유나이티드를 거친 미드필더였던 이기혁은 지난 시즌 강원에 입단해 센터백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전 세계적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 왼발잡이 센터백으로 준수한 수비력을 갖췄고, 무엇보다 공격적인 면에서 빌드업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원에서 활약을 인정받아 최근 홍명보 사령탑 체제 대표팀에 뽑히기도 했다.

정 감독은 “이기혁은 상황에 따라서, 상대 팀이 어떤가에 따라서 센터백이냐 윙백이냐 미드필더냐 이 세 자리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면서 “자기는 이제 ‘저 너무 좋은데 베스트 일레븐 센터백으로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자꾸 이런 얘기를 하더라”며 웃었다.

정 감독의 조언은 명확했다. 그는 “지금부터 그런 욕심을 부리지 말고 그냥 너에게 맡겨진 역할만 잘하면 대한민국 최고의 멀티 자원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표팀 홍명보 감독님도 이제 전술 코치도 데려오고, 트렌디한 전술을 받아들이려고 한다”며 “대표팀이 어떤 축구를 하느냐에 따라서 기혁이의 쓰임새는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수, 공유 영역

댓글 레이어 열기 버튼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