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글러브’ 들고 외야로 나간 황재균, 그 곁에 선 ‘바람의 아들’

입력 : 2025.02.14 16:48
이종범 KT 코치가 호주 질롱 베이스볼 센터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이종범 KT 코치가 호주 질롱 베이스볼 센터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KT 황재균(38)은 이번 시즌 외야수로도 나선다. 외야 수비는 새로운 도전이지만 든든한 조력자가 있다. 이종범 1루 및 외야수비 코치다.

일본 진출 전까지 이 코치는 한국 최고 유격수였다. 한국에 다시 돌아와서는 외야수로 뛰었다. 내야만 뛰다 외야 수비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가장 잘 안다.

이 코치는 호주 질롱 스프링캠프에서 황재균 등 KT 선수들과 땀 흘리고 있다. 이 코치는 “내야수가 외야로 가면 처음에는 안해보던 거니까 재미가 있다. 그런데 하다 보면 쉽지가 않다. 잡을 수 있는 공도 놓치고, 아주 높게 뜬 공은 방향 파악을 못해서 실수하기도 한다”고 했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이 코치가 디테일한 부분까지 챙기고 있다. 질롱에 와서 황재균에게 외야 글러브를 챙겨준 사람도 이 코치였다. 이 코치는 지난해 7월 한일 레전드들이 맞붙은 ‘한일 드림 플레이어즈 게임’ 때 썼던 외야 글러브를 황재균에게 빌려줬다. 아들 이정후(샌프란시스코)를 모델로 나온 글러브다. 황재균이 외야 수비를 무리 없이 해낸다면 KT 벤치의 선수 활용폭은 훨씬 더 커진다. 대타, 대주자, 대수비 등 경기 후반 접전 때 선택지가 많아진다. 좌완이 상대 선발일 때 황재균이 맞춤형 선발 외야수로 나설 수도 있다.

이 코치는 지난해 10월 이강철 감독의 제의를 받고 KT에 합류했다. 일본 와카야마 마무리캠프부터 팀 외야수비와 주루를 전담 지도하고 있다. 이 코치는 KT 외야수비의 약점으로 송구를 지적했다. 앞선 주자를 잡으려고 무리하게 승부를 걸었다가, 뒷주자까지 쓸데 없이 1베이스 더 보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코치는 승부를 걸기로 했다면 최대한 강하게 송구를 해야 하는데, 높이 포물선을 그리는 공이 많았다고 했다.

이 코치는 “후위 주자가 더 못가도록 중계 플레이로 빠르게 연결하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승부처에는 앞으로 다가와서 홈 승부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 내야 이상으로 할 일이 많은게 외야수비다. 상대 타자는 물론 마운드에서 던지는 자기팀 투수도 생각해야 한다. 이 코치는 “우타자가 아무리 힘이 좋아도 박영현처럼 150㎞ 던지는 투수가 나오면 좌중간으로 때리기 쉽지 않다. 거기 맞춰서 수비 위치를 옮겨야 한다. 타구 분포도가 나오지만 참고 자료다. 그날그날 상대 컨디션을 다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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