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ON 장르 OFF, 평범해서 특별한 ‘나완비’ 이준혁

입력 : 2025.02.15 07:06
  • 글자크기 설정
에이스팩토리 제공

에이스팩토리 제공

평범해서 더욱 특별하다.

배우 이준혁이 멜로 드라마 주인공으로 변신했다. 그간 로맨스보다는 장르물에서 두각을 보였던 이준혁의 새로운 캐릭터가 ‘나의 완벽한 비서’에서 탄생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준혁은 만화 속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외모와 따뜻한 눈빛으로 취재진을 맞았다. ‘나의 완벽한 비서’(이하 ‘나완비’)에서 수준급의 멜로 연기를 보인 그는 대중과 자신의 취향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제 취향이 마이너하더라고요. 대중과 소통하려면 이런 작품을 했어야 했는데…그간 제 사리사욕을 열심히 채워왔지만 이렇게 돼서 정말 다행이죠. 100명이 넘는 스태프가 모여서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세상에 없는 걸 만들어 내고 대중들과 통했을 때 대화가 통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번 작품은 대중적인 목표가 있었는데, 우리가 만든 게 대중들의 입맛에 맞아서 다행입니다(웃음)”

지금까지 이준혁이 장르물을 주로 선택했던 이유는 연기 입문 당시 윗 세대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준혁은 배우 크리스천 베일이 ‘멜로는 안 하겠다’고 하는 인터뷰 내용이 멋있어 보였다고 했다. 그 순간을 시점으로 깊은 연기, 장르물에 도전했던 이준혁은 ‘나완비’에서 유은호 역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SBS ‘나의 완벽한 비서’ 비하인드 스틸. 에이스팩토리 제공

SBS ‘나의 완벽한 비서’ 비하인드 스틸. 에이스팩토리 제공

“멜로를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독특한 인물상을 많이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게 독특하지 않고 은호가 가장 독특해 보였어요. 제 삶에도 영향이 있었던 게, 제가 하는 일도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보니 제 주변에 그런 사람밖에 없더라고요. 오히려 아이를 육아하고 너무나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제 친구가 판타지적으로 느껴졌어요”

‘나완비’는 일‘만’ 잘하는 헤드헌팅 회사 CEO 강지윤과, 일‘도’ 완벽한 비서 유은호의 밀착 케어 로맨스다. 작품은 당초 ‘인사하는 사이’라는 제목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나의 완벽한 비서’로 수정된 바 있다. 여기에 이준혁은 드라마 제목처럼 육아, 살림, 업무까지 ‘완벽한’ 싱글대디 유은호를 연기했다.

SBS ‘나의 완벽한 비서’ 비하인드 스틸. 에이스팩토리 제공

SBS ‘나의 완벽한 비서’ 비하인드 스틸. 에이스팩토리 제공

“은호를 표현하는데 가장 힘들었던 지점은 2회 이후로 주인공이 목적을 상실하는 거였어요. 일을 그만두고 난 은호의 목표는 일을 찾는 건데 바로 일을 찾아버리니까요. 보통 캐릭터는 목적을 계속 가져가는데 은호는 (목표가) 상실돼서 되게 어려웠죠. 그 이후로는 은호를 보면서 모든 씬의 조연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모든 장면의 상황을 리액션해주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튀지 않고 베이스가 되어야 한다. 은은하게 작품에 젖어있어야 한다고요”

이준혁은 작품 속 강지윤(한지민)을 보살피며 은은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제 편 하나 없는 곳에 ‘내 편’으로 나타난 이준혁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유발했다. 특히 이준혁은 한지민과 사랑을 나누는 장면 등에서 배우의 성향이 반영된 듯한 생생한 연기를 선보였다.

“(드라마 속 장면은) 정확히 유은호예요. 서로 간 약속이라는 게 있고, (역할에) 제 성향을 가져갈 수는 없는 거니까요. 은호는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눈에 세게 띄지 않도록 고민한 결과물입니다. 그런데 개인적인 취향으로 따지면 저는 은호같은 스타일이에요. ‘조강지처 클럽’의 한선수가 ‘타지?’라고 말하는 건 실제로 못하는 스타일입니다. 그 친구도 멋있지만요(웃음)”

SBS ‘나의 완벽한 비서’ 비하인드 스틸. 에이스팩토리 제공

SBS ‘나의 완벽한 비서’ 비하인드 스틸. 에이스팩토리 제공

또 이준혁은 그간 맡아온 캐릭터 중에서 유은호가 가장 자신과 닮았다고 했다.

“사람도 안 죽이고, 조금 더 평범하잖아요.(웃음) 그래서 저를 더 쓸 수 있는 게 있었어요. 캐릭터로 변주를 강하게 주면 부담스러울 거 같은데, 여기는 나름 개인적인 유머 감각을 더할 수 있었어요. 조금 비슷한 건 남을 신경쓰는 편이라는 점, 배려를 하려고 하는 점인 것 같아요”

지난 2007년 데뷔한 이준혁은 연기 경력 약 20년 동안 촘촘히, 그리고 단단하게 필모를 쌓아왔다. 그의 연기 발자취에는 ‘조강지처클럽’(2008), ‘수상한 삼형제’(2010), ‘적도의 남자’(2012), ‘비밀의 숲’(2017) 등 대중들에게 사랑받은 히트작이 남아있다. 이 모든 것을 뒤로하고 촬영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 이준혁의 다짐이다.

“그대로 성실히 해 나가려고 해요. 히트작이나 대중들이 사랑하는 연기를 예측할 수 없지만 현장에서 좋은 동료는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사람들과 잘 합의해서 촬영해야 좋은 연기가 나오는 것 같고, 다음은 운이에요. 100%는 아니겠지만요. 만약 제가 좋은 성과를 거뒀다면 저를 롤모델로 삼지 않더라도 중간 어디쯤에 있는 사람이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박수, 공유 영역
댓글 레이어 열기 버튼
기자 정보
실시간 뉴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