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팀 안양, K리그1 데뷔 무대서 ‘대이변’···후반 추가시간 모따 헤더 극장골로 디펜딩 챔피언 울산 사냥

입력 : 2025.02.16 17:02
FC 안양 모따의 세리머니 장면. 프로축구연맹 제공

FC 안양 모따의 세리머니 장면. 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1 승격팀 FC 안양이 2025시즌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를 잡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안양은 16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라운드 울산과 원정경기에서 모따의 후반 추가시간 극장 결승 골이 터지며 1-0으로 승리했다. 승리를 따내기 위한 울산의 막판 공세가 뜨거운 상황에서 왼 측면에서 높이 올라온 안양 야고의 크로스를 모따가 타점 높은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안양 선수들은 얼싸안고 기뻐했다. 승격팀으로 창단 이후 첫 K리그1 경기에 나선 안양이 리그 4연패에 도전하는 우승후보 울산을 잡은 순간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상 절대 열세로 평가받는 경기에서 안양 유병훈 감독은 경기장 환경적인 부분과 상위 리그의 높은 강도와 빠른 템포에 대비하는 데 신경썼다며 “상대가 강하다고 해서 내려설 계획은 없다”고 투지를 드러냈다.

반면 울산은 안양을 분위기 반전의 희생양으로 삼고자 했다. 울산은 지난 12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원정경기에서 1-2로 패하며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짧은 휴식을 갖고 이날 경기를 준비했다.

FC 안양 서포터스들이 울산 HD와의 원정 개막전을 찾아 응워전을 펼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FC 안양 서포터스들이 울산 HD와의 원정 개막전을 찾아 응워전을 펼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적지에서 개막전을 치르는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울산을 찾은 많은 원정 서포터스들의 응원을 받은 안양 선수들이 힘을 냈다. 울산은 국내 선수들을 중심으로 꾸린 선발 베스트11에서 부리람전에서 코뼈가 골절 당하는 부상을 당한 주전 골키퍼 조현우가 빠진 자리에 문정인을 내세웠다. 그렇지만 울산 선수들의 움직임은 다소 무거운 반면, 안양의 투지는 두드러졌다.

경기 초반 안양의 공세가 매서웠다. 전반 10분 모따 헤더가 상대 골키퍼 문정인의 감각적인 선방에 막혔다. 이에 울산은 전반 16분 22세 이하 카드로 출전시킨 윤재석 대신 엄원상을 투입하며 공격 강도를 끌어올렸다. 곧바로 전반 18분 이청용이 드리블 돌파에 이어 허율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내줬다. 그러나 허율의 슈팅이 안양 골키퍼 김다솔의 손을 넘지 못했다.

전반을 0-0으로 비긴 울산은 후반 16분 루빅손과 라카바, 31분에 야고를 투입하며 골을 노렸다. 높은 볼 점유에 비해 슈팅 기회는 많지 않았다. 후반 38분 울산 야고의 헤더가 골대를 때리면서 승리의 기운이 안양으로 넘어갔다.

안양은 후반 41분 야고가 왼발 슈팅 찬스를 놓쳤다. 결국 지난해 K리그2 득점왕 모따가 해결사로 나섰다. 지난 시즌까지 천안 시티 FC에서 뛰다 이번 시즌 승격한 안양의 최전방에 선 모따는 자신의 장기인 헤더로 팀 창단 첫 K리그 승리의 결승 골 주인공으로 이름을 남겼다.

홈 개막전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는 울산 HD 선수들. 프로축구연맹 제공

홈 개막전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는 울산 HD 선수들. 프로축구연맹 제공

유병훈 감독은 “많은 원정팬들이 찾아 응원해주셔서 힘든 과정을 넘기고 승리할 수 있었다. 힘든 경기 예상했는데 선수들이 그 시간을 잘 버텼다”며 “나도 선수들도 긴장한 전반에 실점했다면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었다. 전반을 거치면서 오히려 선수들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과 팬들이 원하던 승리”라고 기뻐하면서도 “이제 한 경기를 했다. 오늘은 선수들 의지로 이겼지만, 아직 60~70% 정도다. 리그에 잘 적응하고 분석도 잘해서 매 경기 승리를 목표로 준비하겠다”고 차분함을 유지했다.

울산 김판곤 감독은 짧은 회복 시간 뒤 갖는 홈 개막전에서 챔피언스리그 탈락의 아쉬움을 털고자 했지만 공식전 2연패로 무거운 발걸음으로 시즌을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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