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은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체내 지방 축적이 증가하면 당뇨,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의 대사 관련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나아가 근골격계에 부담을 주어 척추, 관절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비만으로 인한 건강 문제는 더욱 광범위하다. 비만은 수면의 질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비만 환자들은 수면무호흡증을 겪을 위험이 매우 높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가 부분적으로 막히거나 완전히 폐쇄되어 호흡이 일시 중단되는 증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호흡 장애가 반복되면 깊은 수면에 도달하기 어려워지고 체내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여러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비만과 수면무호흡증의 관계는 매우 밀접하다. 비만 환자의 경우 기도 주변 조직에 지방이 축적되어 기도가 좁아지는 현상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연구개, 혀뿌리, 편도, 후두 주변 조직이 두꺼워지면서 공기가 원활하게 통과하지 못하게 되는데 특히 수면 중 근육이 이완되면서 기도가 더욱 좁아진다. 이로 인해 심한 코골이와 함께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로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사람들은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들보다 수면무호흡증에 걸릴 확률이 3~4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목둘레가 굵을수록 기도가 좁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남성들은 여성 대비 수면무호흡증을 겪을 위험이 높다. 수면무호흡증이 지속될 경우 다양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고혈압, 부정맥,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한다. 수면 중 산소 공급 부족으로 인해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마저 과부하 상태에 놓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정상인 대비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할 가능성이 큰데 이는 당뇨병 발생률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또한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증가로 인해 체내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면서 대사증후군 위험이 커진다. 수면무호흡증을 겪으면 깊은 수면 단계로 진입하는 것이 어려워 만성적인 피로가 쌓이고 낮 동안 졸음이 쏟아져 집중력 저하로 이어진다. 이는 업무 효율성 저하와 더불어 졸음운전 등 사고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수면 부족은 기억력 감퇴, 집중력 저하, 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이 지속되면 치매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체중 감량이 가장 중요하다. 비만으로 인해 좁아진 기도를 넓히기 위해 체중 감량이 필수적이다. 식이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체중 감량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에는 이비인후과에 내원하여 정밀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면다원검사, 양압기(CPAP) 등의 치료는 대표적인 비수술적 수면무호흡증 치료 방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중 뇌파, 산소포화도, 호흡 패턴 등을 분석하여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진단하는 검사 방법이다. 이를 통해 코골이뿐만 아니라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수면 중 이상 행동 등을 진단하는 데 효과적이다.
맑은하늘이비인후과 류인용 원장은 “비만이 아니어도 선천적으로 기도가 좁아 수면무호흡증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라며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피로가 누적되고 신체 기능이 떨어지며 장기적으로 다양한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는 만큼 정밀 검사와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