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LG와 KT의 한국시리즈 1차전. LG 신민재. 2023.11.7 정지윤 선임기자
2022년 문성주, 2023년 신민재, 2024년 구본혁. LG는 꾸준히 ‘하위 픽’ 유망주를 배출했다. 이번 시즌에도 잠재력 있는 언더독이 빛을 볼 수 있을까.
LG는 베테랑 선수들이 주전 포지션을 꽉 잡고 있는 구단이다. 백업 선수들의 기용도가 낮다. 포지션 이동도 드물다. 2009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해 16년간 포지션 변경 없이 주전 유격수로 활약해 온 오지환은 상징적인 ‘LG맨’으로 꼽힌다.
2023시즌 통합우승 후 어수선한 상태로 맞이한 2024시즌은 주전 의존도가 더 높았다. 시즌이 길어져 마무리 훈련이 부족했고 그 결과 백업 선수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개막을 맞이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기회를 주면 실패만 경험하게 된다”라며 “싸울 준비가 안 될 선수들을 1군으로 올려 쓰는 건 육성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다소 보수적인 선수 기용 기조를 고수하는 LG에서도 매년 하위 픽 언더독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1군으로 올라왔다. 문성주와 신민재가 대표적이다.
문성주는 2018년 전체 97순위로 LG에 입단했다. 100명이 지명된 당시 드래프트에서 막차를 타고 프로에 진입했다. 퓨처스리그(2군)에 머물렀던 문성주는 2022년에야 빛을 보기 시작했다. 2022년 뛰어난 타격력을 뽐내며 3할대 타율을 기록한 문성주는 이듬해 1군 주전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신데렐라’ 신민재는 2015년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하고 두산 육성선수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LG로 팀을 옮겨서도 이따금 대주자로만 기용되다가 2023년 주전 2루수 자리를 완벽하게 꿰찼다. 신민재는 빠른 발과 선구안으로 2023년을 LG의 해로 만드는 데에 크게 이바지했다. 그는 지난해 태극마크를 달고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거듭났다.

LG 최원영. LG 트윈스 제공
염경엽 감독은 올해 적극적으로 젊은 유망주들을 육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염 감독의 청사진 한가운데에 구본혁이 있다. 2019년 전체 55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구본혁은 상무 제대 후 첫 시즌인 지난해 풀타임으로 활약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구본혁은 올해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받으며 1군 주전으로서의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최원영은 2022년 전체 57순위로 LG에 입단한 후 지난해 처음 1군 무대에 올랐다. 57경기에서 타율 0.270을 기록한 최원영은 올해 백업 외야수로 낙점됐다. 염 감독에게 수비력을 인정받은 그는 올해 본격적으로 주전 경쟁에 뛰어든다.
2022년 전체 77순위로 LG에 지명된 문정빈은 동기인 최원영과 함께 올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승선했다. 아직 1군 경험이 없는 문정빈은 개막 엔트리 합류를 목표로 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젊은 언더독들이 LG의 세대교체를 앞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