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최우식. 넷플릭스 제공
“‘멜로무비’ 반응이요? 안 보고 있어요. 무서워서”
배우 최우식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멜로무비’가 공개된 직후 인터넷까지 자제할 만큼 시청자들의 반응이 무섭다고 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인터넷을 멀리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좀 무섭거든요. 어떻게 보실지도 모르겠고, 촬영을 6개월 했는데 한번에 1회부터 모든 회차가 나오니 되게 무섭더라고요. 오늘 오기 전에 반응을 찾아봤는데, 기사는 안 봤고 네이버에 뜨는 반응을 보고 기가 죽어있었어요. 주변 반응을 캐치해서 성장하는 게 좋은 건데,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볼 것 같아요”

배우 최우식. 넷플릭스 제공
최우식이 이번 작품의 반응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멜로 장르를 향한 애정과 욕심 때문이었다. 그간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 SBS ‘그 해 우리는’ 등에서 연기 호평을 받았던 그는 멜로 장르에 특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얼마 전에 회사 테이블에서 제 프로필을 봤어요. 제가 멜로 장르를 한 게 많이 없더라고요. 어릴 때 한 ‘호구의 사랑’과 ‘그 해 우리는’ 이후인 건데, 이 장르는 경험이 없는 거 같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잘 보일 수 있는지 모르는 것 같아서 더 욕심이 났어요. ‘그 해 우리는’에서 시청률이 많이 나온 건 아니지만 좋아하시는 분들은 되게 좋아해줬고, 그 중 대다수를 데리고 가고 싶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멜로무비’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멜로무비’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어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같은 시간을 그리는 작품이다. 최우식은 영화를 사랑한 나머지 평론가가 되는 영화광 청년 고겸을 연기했다.
“영화나 드라마를 찍으면 평론가가 한 줄 평을 해주는걸 기다렸던 때가 있어요. 특히 이동진 평론가가 좋은 글을 써주면 선생님에게 칭찬을 듣는 기분이었죠. 반대로 내가 평론을 하는 역할을 하게 됐는데, 사실은 평론하기보다는 무비에 대한 감정선에 초점을 뒀어요. 워낙 영화를 찍고 배우로 활동하면서 주변을 많이 봐와서, 그 기억으로 연기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멜로무비’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극에서 최우식은 김무비(박보영)과 우연한 기회로 재회해 사랑을 나눈다. 흔히 드라마에서 쓰이는 클리셰적 소재에도 최우식은 특별한 감성을 찾았다. 아무리 뻔한 소재여도 실제라고 생각해보면 판타지스럽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얼굴만 봐도 부끄럽고 설레는 사람을 우연히 네 다섯 번 보면 정말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감정을 생각을 하고 보면 너무 행복한 판타지로 느껴지거든요. 클리셰라고 하니 저도 클리셰같긴 한데요(웃음) 모두가 아는 클리셰가 또 어떨 때는 재밌고, 꼭 나쁘지만은 않으니까요”

배우 최우식. 넷플릭스 제공
이미 ‘그 해 우리는’에서 보여준 감성도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좀 더 짙어진 그의 감정연기를 볼 수 있다. 최우식의 측근도 가볍게 ‘멜로무비’를 틀었다가 많이 울었다고 했을 정도다. 박보영과의 멜로 이외에도 고준(김재욱)과의 형제 케미가 시청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감정연기가 많이 힘들었어요. ‘그 해 우리는’ 찍을 때도 감정은 좋았는데 대사가 이상하게 나온 적이 있었거든요. 지금도 연기하면서 많이 배워가고 있어요. 이번에도 감정연기가 많은데, 워낙 겁쟁이다보니 그런 장면이 있으면 한달 전부터 걱정을 하곤 해요. 현장에서도 많이 힘들어했는데, 김재욱 형도 있었고 감독님도 현장에서 걱정인형처럼 잘 해주셨어요”
감정연기에 대한 난색을 표한 최우식은 멜로 장르에서 사랑을 하는 연기, 상대방과 호흡으로 뿜어내는 시너지에도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우식의 멜로 사랑은 현재 진행형이다.
“멜로나 가족애. 이런 건 사람들이 쉽게 공감도 할 수 있고 배우의 시선으로 따라갈 수 있는 게 쉽고 확실한 것 같아요. 이 부분에 매력을 더 보고 있는 것 같고요. 불러주실지 모르겠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