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위 6개팀 1무5패로 개막전 부진
1R 6G 12골 중 이적생 4명이 5골 합작
선수 투자한 다크호스들 저력 증명
포옛 감독 “K리그 치열함 보여줘”

포항 스틸러스(아래)와 울산HD(위) 선수들이 지난 15일과 16일 K리그1 개막전에서 각각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오른쪽은 16일 김천 상무를 꺾은 뒤 포효하는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1무5패. 파이널A(1~6위) 진출 6개 팀의 2025시즌 개막 라운드 성적표다. 예상과 다른 결과가 속출했다.
2025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된 울산 HD와 FC 서울 모두 개막전에서 졌다.
지난 시즌 리그 4위 서울은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라운드 원정 제주 SK전에서 0-2로 패했다.
한동안 리그 정상에서 멀어져 있던 서울은 국내 사령탑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김기동 감독을 영입한 지난 시즌 4위로 발돋움했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측면 수비수 김진수, 날개 공격수 문선민, 미드필더 정승원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영입했다. 베테랑 이한도까지 수비 라인에 채워넣은 ‘폭풍 영입’으로 전력을 끌어 올렸다. 김기동 감독은 “지난해 보다 성적이 나을 것”이라며 내심 우승 욕심을 숨기지 않았으나 ‘안방’에서 강한 제주를 만나 첫 걸음부터 꼬였다.
리그 4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을 첫 경기부터 패배로 몰아넣은 승격팀 FC 안양은 개막 라운드의 주인공이라 할 만했다. 안양은 디펜딩 챔피언 울산과 원정경기에서 모따의 후반 추가시간 극장 결승 골로 1-0 승리했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K리그1 무대에 올라선 안양은 데뷔 무대에서 ‘대어’를 낚았다.
대전하나시티즌과 전북 현대의 승리는 이변으로 볼 수도 있지만 어찌보면 예견된 결과다. 대전은 지난 시즌 6위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대전이 포항에 승리한 것은 2010년 4월24일 포항 원정경기(1-0 승)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올해 대전은 다르다. 국가대표 공격수 주민규 등을 영입하며 서울과 함께 겨울 이적시장의 ‘승자’로 평가받는다. 울산-서울간 ‘2강’ 구도를 위협할 다크호스로도 지목된다.
지난 시즌 창단 이후 처음으로 강등 플레이오프로 추락한 전북도 명가 재건의 신호탄을 쐈다. 전북은 지난 시즌 3위 돌풍을 일으킨 김천 상무에 2-1로 역전승했다. 김천은 지난 시즌 전북이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상대(1무2패)다.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K리그1 잔류에 성공한 대구FC도 세징야의 후반 ‘극장골’이 터져 지난 시즌 2위 강원FC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대구는 9년 만에 K리그 개막전에서 승리했다. 오프시즌 감독의 이적 여부로 관심이 모였던 김은중 감독의 수원 FC와 이정효 감독의 광주 FC간 맞대결에서는 시즌 첫 무득점·무승부(0-0) 경기가 나왔다.
개막전 결과는 2025시즌 더 치열해질 순위 경쟁을 예고한다. 유럽 무대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전북의 거스 포옛 감독은 우승 후보들이 발목 잡힌 경기 결과를 접한 뒤 “K리그가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상위권에서 강원, 포항, 수원FC 등의 전력이 약해졌고 반대로 하위권에서는 대전, 전북 등의 반등세가 기대된다. 자연스레 순위표 중에서도 허리 경쟁이 치열해지는 구조다.
예년에 비해 2주 가량 앞당겨져 개막이 가장 빠른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김대길 본지 해설위원은 “시즌 개막이 빨라지면서 동계 훈련이 짧아졌다. 윤정환 감독이 떠난 강원처럼 리더십의 영향이 컸던 팀의 감독이 바뀌거나 영입 선수들이 팀에 녹아드는 시간이 필요한 팀에겐 조금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울산을 변함없이 우승 후보 1순위로 꼽았다.
개막 6경기에서는 총 12골이 터졌다. 이적생 4명이 5골을 뽑아 ‘선수 투자’가 재미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