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임스 매디슨이 17일 맨유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손흥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쉿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로이터
토트넘이 살아날 수 있을까.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18일 “부상 악재에 시달리던 토트넘 홋스퍼가 오랜만에 빛을 봤다”며 “그러나 그 빛이 진짜 터널의 끝인지, 또 다른 충돌을 알리는 열차 불빛인지는 아직 모른다”고 전했다.
토트넘은 지난 17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후반 13분 에이스 제임스 매디슨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날 경기는 토트넘에게 단순한 승리를 넘어선 의미가 있다. 시즌 내내 시달린 핵심 선수들의 부상 악몽이 조금씩 걷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난해 11월 발목 골절 이후 처음으로 복귀해 눈부신 선방쇼를 펼쳤다. 종아리 부상으로 4주간 결장한 매디슨이 결승골을 넣었고 브레넌 존슨도 교체로 복귀했다. 왼쪽 풀백 데스티니 우도지도 돌아왔다. 지난해 10월 이후 결장한 윌슨 오도베르까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지난 두 달간 18세, 21세 이하 선수들과 훈련해야 했다”며 “이번 주 처음으로 20명의 성인 선수가 훈련장에 모였다. 덕분에 훈련장 분위기가 달라졌고, 경기력도 올라갔다”며 반색했다.
부상 악령에서 벗어나자 토트넘은 모처럼 리그 2연승을 달렸다.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또한 홈경기 승리는 지난해 11월 아스톤 빌라전 이후 3개월 만이다. 리그에서 연속 무실점 경기를 기록한 것도 2023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매디슨의 존재감은 단연 빛났다. 이번 시즌 리그 9골을 넣으며 팀 내 최다 득점자다. 볼 키핑과 날카로운 패스 능력이 돋보인다. 이날도 전반 27분 맨유 수비 사이를 절묘하게 가르는 패스로 손흥민에게 연결해 결정적 기회를 만들었다. “매디슨이 있으면 팀의 수준이 달라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골키퍼 비카리오도 복귀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전반 10분 라스무스 회이룬의 슈팅을 막아내고, 곧이어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의 감아차기도 쳐냈다. 주전 자리를 지키는 이유를 보여줬다.
물론 과제는 남아있다. 맨유 역시 이날 부상자가 속출한 상황이었다. 주전 8명이 빠졌고, 벤치에는 10대 선수들만 8명이 앉았다. 그럼에도 토트넘은 13개 슈팅을 허용했다. 중앙 수비는 맨유 공격진에 계속 뒷공간을 내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이제 부상자들이 돌아오면서 핑계댈 상황도 사라졌다.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토트넘은 오는 22일 입스위치 타운과 맞붙은 뒤, 맨체스터 시티와 홈경기를 치른다. 시즌 후반기 유럽 대항전 진출권 경쟁이 치열하다. 포스테코글루는 “이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앞으로가 진짜 시험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