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새 없이 욕해” 故 김새론·오요안나, 독 품은 혀에 일찍 진 별

입력 : 2025.02.19 11:13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발인식에서 배우 김새론의 영정과 위패가 운구차로 옮겨지고 있다. 2025.2.19 연합뉴스/공동취재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발인식에서 배우 김새론의 영정과 위패가 운구차로 옮겨지고 있다. 2025.2.19 연합뉴스/공동취재

연이은 두 젊은이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에 사망 원인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19일 배우 고(故) 김새론의 발인이 진행되면서 추모가 이어졌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발인식에는 유족과 친구, 동료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유족 측 요청에 따라 장례에 이어 발인도 비공개로 진행됐다. 장지는 경기도 파주 통일로 추모공원이다.

갑작스러운 비보였던 만큼, 유족과 지인들은 물론 대중도 충격 속에서 애도를 표하고 있다. 김새론의 사망 소식은 지난 16일 전해졌다. 고인은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영화 ‘아저씨’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원빈과 연예계 절친으로 알려진 배우 김보라, 외에도 배우 한소희, 악뮤, 방송인 장성규 등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무엇보다 고인이 살아생전 악성 댓글과 특정 유튜버의 악의적인 콘텐츠, 언론사의 자극적인 기사들로 인해 고통받았던 사실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새론은 2010년 ‘아저씨’의 아역 배우로 유명해진 후 꾸준히 배우 활동을 이어왔으나, 지난 2022년 음주운전 사고를 낸 후로 180도 달라진 길을 걸어야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하는 근황이 매번 논란이 되며 구설에 올랐고, 계속된 비난 여론으로 인해 연극 무대를 통한 복귀도 무산됐다.

배우 故 김새론. 연합뉴스

배우 故 김새론. 연합뉴스

이에 김새론은 종종 SNS에 “죄송해요. 죄송하고 죄송한데 왜 죄송하냐. 안 죄송해서 죄송해요”라는 내용이 담긴 유튜브 영상이나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속 “XX 힘든데 그만들 좀 하면 안 돼요?”라는 대사가 담긴 영상을 올려,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고는 했다.

이에 권영찬 한국연예인자살예방협회 소장과 미국 CNN 등 외신은 김새론을 향한 과도한 비난 여론과 그에 따른 압박이 그를 죽음으로 몰았다고 꼬집기도 했다.

김새론의 발인을 하루 앞두고 앞서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의 일기장이 공개돼 또 논란이 일었다.

지난 18일 채널A는 유족을 통해 고인의 일기장을 공개, 지난 2023년 2월 쓰인 일기에는 “선배들이 나의 잘못을 샅샅이 모아 윗선에 제출했고, 단체 카톡방에서 쉴새 없이 날 욕했다” “당신들이 나를 아니라고 하는 게 너무 고통스러워서, 배우거나 연습하기보단 회피하며 술이나 마셨다”고 적혀 충격을 안겼다.

고 오요안나의 생전 방송 모습. MBC캡처

고 오요안나의 생전 방송 모습. MBC캡처

해당 일기가 쓰이기 이틀 전에는 MBC 관계자에게 고충을 털어놓은 사실 또한 밝혀졌다. 오요안나는 직장 내 갈등과 관련해 “제가 너무 큰 실례를 저질렀는데 제대로 사과드리지 않아서, 계속 사과를 하는 중에 마찰이 많았다” “제가 표현도 되게 서툴고 뭔가 빠릿빠릿하게 연락을 한다든가 아니면 살갑게 한다든가 이런 스타일이 아니어서 오해를 많이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상대방은 “선후배 간에 우리 기자들도 항상 좋은 얼굴만 볼 수는 없다” “내부적으로 선후배 관계는 잘 풀면 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요안나는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활동하던 중 지난해 9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12월 사망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고, 이후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돼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유족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직장 내 괴롭힘을 한 것으로 보이는 직장 동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며,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추측되는 기상캐스터의 실명이 공개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렇듯 고인들의 생전 고통을 사망 이후 마주하게 되면서 자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김새론은 2000년생, 오요안나는 1996년생으로,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된 이들에 대한 위로와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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