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도발’ 산둥, 이번엔 ‘광주가 용서·제소 취하’ 언론 플레이 논란

입력 : 2025.02.19 19:34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사진을 들고 광주를 도발하며 응원하고 있는 산둥 관중들. 온라인 커뮤니티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사진을 들고 광주를 도발하며 응원하고 있는 산둥 관중들. 온라인 커뮤니티

광주FC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 중 발생한 ‘전두환 사진 도발’에 대해 중국 산둥 구단에 강력히 항의하고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제소를 진행하는 가운데, 중국 언론에서는 광주가 산둥을 용서하고 제소를 취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광주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19일 “광주가 산둥의 사과를 수용했다. 유명 언론인 이평강에 따르면, 광주는 AFC에 제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산둥이 빠르게 대응해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냈고, 산둥 최강희 감독이 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면서 광주가 제소를 취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중국발 보도에 광주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광주 구단 관계자는 스포츠경향과 통화에서 “처음 듣는 얘기다. 이 문제는 이렇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산둥이 사과문을 발표하긴 했지만, 구단은 산둥에 유감을 표하는 서한을 보냈고, 프로축구연맹을 통해 AFC에 제소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 김일성, 김정은의 사진을 압수당한 중국 산둥 관중. X(옛 트위터) 캡처

북한 김일성, 김정은의 사진을 압수당한 중국 산둥 관중. X(옛 트위터) 캡처

문제의 사건은 지난 11일 중국 산둥성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4-25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7차전 광주FC와 산둥 타이산의 경기 중 발생했다. 경기 도중 산둥 관중석에서 전두환과 북한의 김일성, 김정은 사진이 나부꼈다. 산둥 일부 팬이 해당 사진을 들고 흔들며 광주 측을 도발한 것이다. 전두환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대를 동원해 시민을 학살한 책임자로 지목되는 인물로, 광주 시민들에게 크나큰 아픔과 상처를 남겨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AFC 등은 관중이 응원 도중 정치적 행위를 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산둥 구단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한 사안이다.

문제가 커지자 산둥 구단은 사과 성명을 내고 “일부 관중들의 무례한 행동은 결코 산둥 타이산 클럽과 팬들을 대표할 수 없다”며 “광주FC 구단과 팬들에게 입힌 상처에 대해 깊은 유감과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광주FC는 산둥의 사과와는 별개로 유감을 표명하는 서한을 산둥에 보냈으며, 프로축구연맹을 통해 AFC에 징계와 재발 방지 등의 조치를 요구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FC가 산둥 타이산과의 ACLE 7차전 원정 경기에서 발생한 산둥 팬의 도발과 관련해 강력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광주FC 제공

광주FC가 산둥 타이산과의 ACLE 7차전 원정 경기에서 발생한 산둥 팬의 도발과 관련해 강력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광주FC 제공

국내 축구계에서는 산둥이 AFC의 징계를 최소화하고 사건을 빨리 수습하기 위해 언론 플레이를 펼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축구인은 “산둥이 이번 문제 말고도 여러 사안으로 AFC의 징계 위기에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광주에 빨리 사과하고 사건을 조기에 매듭하려는 행동으로 보이지만, 광주 구단과 광주시민, K리그 팬들에 대한 무례를 범한 이번 사건을 이렇게 넘어가선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산둥은 이날 예정된 울산 HD와의 ACLE 경기를 포기해 또 한번 논란을 일으켰다. 산둥은 AFC에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건강 문제로 이날 오후 7시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리는 2024-2025 ACLE 리그 스테이지 8차전을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AFC가 규정상 한 경기만 불참할 수 없으며, 대회 전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안내하자 산둥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프로축구연맹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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