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개막 미디어데이…화성FC 차두리 감독데뷔 출사표

화성 FC 차두리 감독이 19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수원 삼성 변성환 감독(왼쪽)과 개막전 상대 성남FC 전경준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커리어 내내 전설 차범근과 비교
이젠 그런 시선도 초월한 나이
“FC 서울 출신이라 블루 보면 피 끓어
전력차 있지만 수원만큼은 괴롭힐 것”
윤정환·이을용과는 2002월드컵 멤버 더비
“우리가 앞장서서 재밌는 축구 만들어야”
“FC 서울 선수는 파란색(수원 삼성)을 보면 피가 끓어요.”
프로축구 K리그2(2부) 2025시즌에는 화젯거리가 많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윤정환(인천 유나이티드), 이을용(경남 FC) 그리고 신생팀 화성 FC의 지휘봉을 잡은 차두리가 K리그2 사령탑에 올라 지도자로서 서로를 마주한다.
19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는 감독 데뷔전에 나서는 차두리 감독에 관심이 집중됐다.
차두리 감독은 “매 경기가 우리에게는 큰 선물이자 기회”라며 “화성 시민들과 축구 팬들이 우리 경기를 봤을 때 ‘재밌다’, ‘또 보고 싶다’는 이미지를 주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데뷔 시즌 욕심을 이야기했다. 그는 “프로 팀 감독은 특별하고 책임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자리”라며 “설레기도 하고 적당한 긴장감도 있다. 제가 생각하고 준비한 축구가 어떻게 실현될지도 궁금하다”고 했다.
2002년 멤버들과 대결에 대해서는 “그때 경험은 인생에서 잊을 수 없다”며 “2002년 월드컵을 통해 국민에게 많은 기쁨을 줬다. 이제는 2002년 월드컵 세대가 지도자로서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드려야 한다. 저부터 앞장서겠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차 감독은 선수 은퇴 이후 지도자 수업을 착실히 받아온 ‘준비된 자원’이다. 2016년 대표팀 전력 분석관을 시작으로 대표팀 코치와 K리그1 FC서울 유스강화실장 등을 지냈다. 2019년부터는 FC서울 유스팀(U-18) 오산고 감독을 맡았다. 최근에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 대표팀에 코칭스태프로도 합류했고, 새로 K리그2 입성을 확정한 화성의 사령탑에 오르며 시선을 받았다.
처음 K리그2에 진출한 화성은 전력상 하위권으로 평가 받는다. 순위에 대한 목표를 잡지 않았다는 차두리 감독은 “(팀 전력에)완전히 만족하는 감독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아쉬움을 찾자면 끝도 없다. 나쁜 것은 제쳐두고 좋은 것만 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리그 강팀으로 꼽히는 수원 삼성에게 만큼은 잡고 싶다는 선전포고를 했다. 그는 “지도상 바로 옆 동네에 있기도 하고, FC서울에서 뛴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파란색을 보면 피가 끓는다. 현실적으로는 체급 차가 있지만 만나게 되면 가진 자원으로 최선을 다해 수원을 괴롭히겠다”고 다짐했다.
차두리 감독은 커리어 내내 한국 축구의 ‘전설’인 아버지 차범근 전 감독과 항상 비교 받았다. ‘감독 차두리’도 역시 그 그림자 안에 있다. 1980년생으로 40대 후반으로 향하는 차두리 감독은 그런 시선들을 이미 초월한 듯 “감독도, 선수도 제가 택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버지가 수원 삼성에서 우승하시고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에도 나가셨으니 저에 대한 기대가 있을 거다. 선수 때는 아버지 만큼의 선수는 안 됐지만, 혹시 알아요? 감독으로는 잘 준비하면 뛰어넘을 수 있을지”라며 껄껄 웃었다.
차두리 감독의 데뷔전은 2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성남 FC전이다. 차두리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표팀에서 당시 코칭스태프로 전경준 감독님에게서 많이 배웠다. 그런 감독님과 첫 경기를 할 수 있어 영광이다. 승리를 목표로 상대를 많이 괴롭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