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많은 뉴페이스, 사직예수 지워낼까

입력 : 2025.02.20 06:32
롯데 데이비슨 | 롯데 제공

롯데 데이비슨 | 롯데 제공

‘피치클록 약점’ 윌커슨
12승에도 결별 택한 롯데
대체자 좌완 데이비슨
커브·포크·스위퍼 등 섞어
첫 실전서 2이닝 무실점

롯데는 올시즌을 준비하며 의외의 선택을 했다.

기존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와 타자 빅터 레이예스를 재계약 했지만 애런 윌커슨과는 작별하고 새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영입했다.

2023시즌 대체 외인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윌커슨은 지난해 32경기에서 12승8패 평균자책 3.84의 성적을 냈다. 팀내 유일한 10승 달성 투수였고 리그 전체에서도 다승 3위였다.

롯데는 모험을 택했다.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윌커슨보다 더 좋은 투수가 있으면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고 데이비슨을 찾아냈다.

롯데가 파악한 윌커슨의 약점은 피치클록 적응력이었다. 미국에서도 피치클록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던 그는 KBO리그에서 다시 피치클록을 마주했다. 개막전부터 한 경기 8회나 위반했다.

롯데는 피치클록이 시범 적용됐던 지난 시즌, 전체 10구단 중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1247회 위반을 기록했다. 정식 도입되는 올해는 피치클록 약점을 가진 투수를 계속 끌고 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윌커슨이 전반기까지만 해도 호투해 반즈가 부상으로 빠진 사이 에이스 역할을 했지만 후반기로 갈수록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인 것도 아쉬움을 남겼다.

좌완이 부족한 팀 사정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는 반즈와 함께 좌완 2명으로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불펜에 이렇다 할 좌완 필승조가 없는 롯데는 선발 투수로 이 부분을 채워보겠다는 계획이다.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지난해 윌커슨이 낸 결과물을 보면 작별을 납득하지 못하는 시선이 많다.

새로 합류한 데이비슨은 메이저리그 통산 56경기에 등판해 4승10패 평균자책 5.76의 성적을 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42경기에서 30승44패 평균자책 3.22를 기록했다.

롯데는 타점이 놓고 디셉션이 좋은 투수라는 평가를 했다. 다양한 구종을 던진다는 장점도 가졌다.

하지만 KBO리그 첫해, 개막 후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을지를 미리 판단할 수가 없다. 데이비슨이 이겨내야할 부담감이다.

데이비슨은 지난 16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선발 등판해 2이닝 1안타 1볼넷 4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까지 나왔고 커브, 슬라이더, 포크, 스위퍼 등을 고루 섞어 39개의 공을 던졌다.

상대 타자들이 이른바 1.5군으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자신의 투구를 침착하게 펼쳐 좋은 인상을 남겼다. 아직 100%의 컨디션을 보일 시기가 아니라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일단 첫 단추는 잘 뀄다.

남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잘 끌어올리고 시범경기를 거쳐 개막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롯데는 비시즌 동안 사직구장 담장을 6m에서 5m로 정상화시키며 타자 친화적 구장으로 바꿨다. 지난 시즌부터 도입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도 윌커슨의 이름을 지워야 하는 데이비슨에게는 적응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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