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저 스스로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냐고요? 감독님이 그런 모습을 보고 뽑으셨으니까...”
‘모텔 캘리포니아’에서 사랑스러움의 의인화인 윤난우 역을 맡은 최희진이 겸연쩍은 듯이 대답했다. 그는 앞서 ‘모텔 캘리포니아’에서 윤난우 역으로 본인이 캐스팅된 이유로 감독이 ‘사랑스러움’을 들었다고 말했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저한테 도전이었어요. 감독님은 좋게 봐주셨지만, 사실 ‘사랑스러워 보이게’ 연기를 하는 건 쉽지가 않거든요. 부족한 부분도 많았지만, 사랑스러움을 더하려고 노력했어요. 예를 들면 한우(정용주)와 부딪히는 장면이 있는데, 일부러 두 번 머리를 부딪쳤어요.”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배우 최희진은 ‘사랑스러움’에 대해 반항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스스로 윤난우라는 캐릭터를 분석했고, 감독의 연출 의도대로 윤난우가 마냥 사랑스럽지만은 않았다는 것. 최희진이 본 ‘윤난우’는 주관이 센 캐릭터였다.
“윤난우의 ‘사랑스러움’에 대해서 의문점을 품었어요. 대본을 보면 윤난우는 똑똑하고 자기 이야기를 많이 제시하며 또 적극적이기까지 하거든요. 감독님은 사랑스러움을 굉장히 중요시했는데 저는 되레 반대로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20일 스포츠경향은 ‘모텔 캘리포니아’ 출연 배우 최희진을 만나 그가 맡은 역할,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그가 했던 노력, 차기작 등 드라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 최희진, 난우 그 자체
‘모텔 캘리포니아’는 시골 모텔을 배경으로 모텔에서 태어나 모텔에서 자란 여자 주인공이 12년 전 도망친 고향에서 첫사랑과 재회하며 겪는 우여곡절 첫사랑 리모델링 로맨스 드라마다.
최희진은 극 중 동물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수의사가 된 윤난우로 분했다. 지강희(이세영)가 “쟤는 왜 이렇게 꼬인데가 없어?”라고 할 정도로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지강희와는 전혀 다른 서사를 그린다.
최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강희가 난우에게 가장 부러워 했던 부분은 난우의 평안한 가정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오히려 이걸 녹여내기가 어려웠죠. 제가 보기에 (윤난우는) 너무 밝을 때도 있고, 너무 착할 때도 있었어요. 극의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웠고, 그걸 채워나가는 게 이 작품에서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전혀 다른 두 캐릭터, 강희와 난우 중 본인은 어디에 더 가깝냐고 물었다. 최희진은 주저 없이 ‘난우’라고 답했다. 이유는 강희가 가지고 있는 가정환경의 무게가 있는데, 본인은 가족들과 무탈 없이 잘 지내왔다는 것이었다.
“세영 선배님이 저보고 난우 그 자체라고 칭찬해주셨어요. 이세영 선배님과 나인우 선배님 모두 작품을 굉장히 많이 찍어온 선배님들이잖아요. 제가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고, 선배님들은 그런 저를 예뻐해 주셨어요. 특히 세영 선배님은 촬영장에서 가끔 저를 보며 윙크를 하기도 했어요. 저를 편안하게 해주려고 노력하시는 게 인상 깊었어요. 정말 감사하죠.”
■ “차기작은 심리 스릴러로”
최희진은 극 중 나인우(천연수)와 결혼 스캔들에 휘말렸다. 연수와 난우가 각자 집안의 결혼 압박을 피하고자 연인 행세를 한 것. 또 초반에는 난우가 연수의 팔짱을 끼고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장면이 포착돼 강희(이세영)는 물론 시청자들에게까지 둘의 관계를 오해했다.
“저라면 난우와는 다른 선택을 할 것 같아요. 그런 소문(결혼설)이 퍼지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 두는 성격은 절대로 아니에요. 또 초반 연수와의 스킨십은 드라마 전체를 보면 난우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게 돼요. 난우는 연수에게뿐만 아니라 강희에게도 포옹할 정도로 스킨십에서 거리낌 없는 사람이거든요. 그러니까, 친근함의 표출이죠.”
최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최희진은 ‘모텔 캘리포니아’에 처음 캐스팅됐을 때 난우의 서사가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헀다. 그래서 작가와 감독과 미팅을 많이 하면서 난우의 서사를 함께 끌고 나가는 게 최희진한테는 숙제였다. 원작인 심윤서의 웹소설 ‘홈, 비터 홈’을 볼 법도 하지만 최희진은 보지 않았다.
“원작이 있는 건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작가님이 저한테 사전 미팅에서 저만의 난우를 그렸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물론 그게 정답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저 스스로 흘러가는 대로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어요. 원작은 아직 못 읽었어요. 시간 되면 비교하면서 읽어보려고요.”
‘모텔 캘리포니아’는 지난 15일 시청률 5.9%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현재는 “배우로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기”라고 밝힌 최희진은 차기작에 대해 “심리 스릴러를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제 장점은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가끔 시청자들께서 ‘이 사람이 저 작품에 나왔던 사람이야?’라며 놀라곤 해요. 심리 스릴러 속 주인공들처럼 반전이 있는 캐릭터는 다양한 얼굴을 가진 저의 이런 장점이 발휘될 수 있다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