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류현진(왼쪽), 삼성 원태인.
2026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류지현 WBC 대표팀 감독은 본격적으로 대표팀 구성을 위한 여정에 들어갔다. 지난달 20일부터 대만에서 열린 WBC 예선 경기를 관전하고 온 데 이어 8일에는 미국으로 떠난다. 열흘 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김혜성(LA 다저스)과 마이너리그에 있는 한국 선수들, 그리고 한국계 메이저리거들도 두루 살펴볼 예정이다.
그리고 정규시즌 개막 후에는 KBO리그 선수들을 지켜보며 전력 구상에 들어간다.
류 감독이 대표팀을 구성할 기준은 명확하다. 2025시즌 성적이다.
앞서 한국 대표팀은 세대교체를 위해 젊은 선수들 중심으로 선발했다. 하지만 프리미어12에서 1라운드 탈락했다. 나이와 관계 없이 최정예 전력으로 구성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선수들에게서 나오기 시작한다.
‘젊은 선수’의 중심이었던 이정후가 “대표팀은 경험 쌓는 곳이 아니라 그 해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수들이 가서 우리나라 이름을 걸고 싸우는 곳이다.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배가 있음에도 세대교체라는 명분으로 어린 선수가 나가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후 류현진과 김광현은 최근 “다시 대표팀에 뽑힐 수 있을 정도로 올시즌 잘 하고 싶다”고 했다. 류현진은 적극적으로 “뽑히면 당연히 나간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NC 손아섭도 숨겨둔 대표팀에 대한 꿈을 드러냈다.
손아섭은 지난 5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대표팀에 대한 생각은 항상 있었다.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나가지 못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마지막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선수들이 인터뷰에서 이야기를 했더라. 나는 사실 가슴 속에만 품고 있으려고 했다”며 “이제는 선수생활을 해 온 날보다는 해야 될 날이 짧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또 한 번 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젊은 피’들의 어필도 계속된다. 최근 국제 대회에 계속 나갔던 삼성 원태인도 다시 WBC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지난 시즌 다승왕을 차지한 원태인은 “WBC가 쇼케이스가 될 것”이라며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이런 출사표들은 류 감독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류 감독은 “선수들이 먼저 말해주면 좋다. 기사들을 매일 읽고 있다”라며 웃었다.
WBC 대표팀 발탁이라는 목표는 리그 전체 성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출전 의사를 밝힌 선수들 모두 올시즌 더 좋은 성적을 내야할 이유들이 있다.
손아섭은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아쉽게 풀타임을 뛰지 못했고 팀도 하위권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류현진도 지난해 KBO리그에 복귀해 적응하는 시간을 거치느라 전반기까지 제 페이스를 선보이지 못했다. 팀의 가을야구 진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겨울 바다에 뛰어들기도 했다.
김광현도 지난해 6월 2군행 통보를 받는 등 들쑥날쑥한 피칭을 했다. 커리어하이를 찍은 원태인도 WBC 출전 후 미국 진출이라는 새로운 동기부여가 생겼다.
정규시즌 개막 후에는 선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국가대표 합류 의사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