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터트롯3’ 톱7(위)과 ‘현역가왕2’ 우승자 박서진. TV조선·MBN 제공
‘미스터트롯3’ 톱7 국민투표
결과 미공개로 공정성 시비
‘현역가왕2’ 본선직행 우승에
경찰 고발·공정위 제소까지
출연진 재탕·과거논란 반복
대중들 불신·허탈감만 커져
국민대통합으로 불렸던 트로트 열풍은 온데간데없다. 출연진 재탕은 기본이고, 공정성 논란에도 제작진은 대놓고 나 몰라라다. 기본이 지켜지지 않으니 “망조가 들었다”는 평까지 나오는 건 자승자박이다.
3대 진(眞)을 결정짓는 결승전만을 남겨둔 TV조선 ‘미스터트롯3’가 또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9일 ‘미스터트롯3’ 시청자 게시판에는 “8주 차 국민투표 공개 요구” “시청자 우롱하는 티조” “시청자 개무시” “시청자에 대한 무례한 행위를 눈감아 달라는 거냐” 등 항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준결승전 2차전 방송에서는 ‘정통트롯대전’을 통해 10명의 진출자 중 톱7명이 선정됐다. 손빈아·최재명·김용빈·천록담·남승민·추혁진·춘길이 톱7 자리에 올랐다. 톱7 선정에는 마스터점수와 국민평가단 점수가 합산됐지만, 8주차 온라인 대국민 투표 결과와 순위는 공지하지 않았다.
‘미스터트롯3’가 그동안 온라인 대국민 투표 결과를 공지한 것과 비교해 의문스러운 지점이다. 이에 시청자 게시판에는 방송 직후부터 수일간 시청자들의 항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TV조선이 사전 공지도 없이 온라인 대국민 투표 결과를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은 공식 시청자 게시판은 물론 커뮤니티와 SNS 등에도 이어지고 있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앞서도 도전자들의 부족한 실력에도 추가 합격 등이 이어지며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바 있어 이번 온라인 투표 미공개 사건은 ‘미스터트롯3’를 둘러싼 공정성 시비를 더욱더 가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종방한 MBN 트롯 오디션 ‘현역가왕2’ 역시 공정석 논란 속 왕관의 빛이 바랬다. 신유와 박서진이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예선 없이 본선에 직행에 대회를 치른데다, 결국 박서진이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은 누리꾼에 의해 경찰 고발을 당하고, 공정거래위원회까지 제소된 상태다.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은 이제 논란제조 프로그램처럼 여겨진다. 그런데도 TV 주시청층인 50대 이상을 겨냥한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생산되고 공연도 어김없이 이어진다. 이는 과정이 어떻든 ‘스타 만들기’를 통해 ‘돈’만 벌면 되면 된다는 방송계의 추락한 도덕성을 보여준다.
아이돌 팬덤은 경연 프로그램의 공정성, 그리고 과거 학교폭력 연루 등 가수 자체의 도덕성에 민감하지만 트로트 가수 팬덤은 상당히 너그럽다. ‘우리 애’만 감싸고 도는 팬덤 문화도 문제지만 이를 이용하는 제작진은 더 나쁘다. 끊임없는 공정성·밀어주기 논란에도 이 같은 논란이 이어지는 건, 제작진이 대중을 ‘돈쓰는 개돼지’ 취급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한 방송 관계자는 “트로트 오디션은 몇 년 전부터 이미 ‘망조가 들었다’고 여겨진다” 면서 “출연진 재탕 및 사연팔이가 계속되고 시청률과 돈벌이만을 위해 근시안적으로 출연진을 구성해, 결국 트로트 경연이 과거 실패한 가수들의 갱생 프로그램처럼 여겨지도록 한 것이 패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