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로파리그 16강 대진표. 방송 중계화면 캡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시즌이 악몽으로 변해가고 있다. 리그에서는 하위권으로 추락했고, 리그컵과 FA컵에서도 모두 탈락하며 유로파리그 우승이 유일한 희망의 끈이 됐다. 하지만 상대할 팀들이 각국 리그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토트넘은 네덜란드의 알크마르와 14일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을 앞두고 있다. 1차전에서 1-0으로 패한 후, 홈에서 치러질 2차전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토트넘 전담 기자들은 “유로파리그에서 탈락하면 포스테코글루가 해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충격적인 것은 토트넘과 알크마르의 몸값 차이다. 이 경기는 유로파리그 역사상 승자와 패자 간 선수단 가치 차이가 가장 큰 경기로 기록됐다. 그만큼 토트넘이 좋은 선수를 보유하고도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불안요소다.
설령 토트넘이 알크마르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둔다 해도, 앞으로의 여정은 더욱 험난해 보인다. 대진표 같은 트리에 있는 프랑크푸르트(독일)와 아약스(네덜란드) 경기의 승자가 토트넘의 다음 상대다.
프랑크푸르트는 이미 1차전에서 아약스를 2-1로 이겼지만, 아약스는 최근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에서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며 리그 1위를 탈환했다. 베르휘스의 뛰어난 패스와 브로비의 득점력을 앞세워 아약스는 다시 한번 유럽 강호로 부활하고 있다.
이 경기를 넘어서도 대진표 반대편 트리에서는 AS로마가 버티고 있다. 현재 경기력만 놓고 보면 AS로마가 4강에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의 지도로 로마는 2025년 들어 8승 2무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올해 세리에 A에서 최고의 승점을 기록 중이다.
로마는 라니에리 감독이 앞서 토트넘과의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경기가 “시즌의 운명을 바꾼 순간”이었다고 언급할 정도로 토트넘을 상대로 좋은 기억을 안고 있다. 이 경기 이후 로마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현재 세리에A 7위까지 올라섰고,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과의 승점 차이도 6점에 불과하다.
73세의 라니에리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지만, 로마는 그에게 1년 더 지도를 맡아달라고 설득 중이다. 로마는 또한 빌바오와의 16강 1차전에서 2-1로 승리하며 유로파리그 역대 최다 승리(97승) 팀으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