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곽선영, 사진제공|자이언엔터테인먼트
배우 곽선영이 결혼하고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키우는 엄마라고 하면 다들 놀란다. 아무리 들어도 익숙한 장면이 아니라고 하자 웃음을 터뜨린다.
“제가 예전에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아이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놀라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또 ‘텐트 밖은 유럽’ 찍을 때에도 아이랑 통화를 했는데 그때도 사람들이 깜짝 놀라던데요. 제가 유명하지 않아서 모르는 건지, 다들 들을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는데요. 재밌어요.”
여러 작품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 그가 늦게나마 스크린 신고식을 마쳤다. 영화 ‘침범’(감독 김여정, 이정찬)으로 2006년 데뷔 이후 첫 영화다. 스포츠경향은 최근 곽선영과 만나 영화에 관한 뒷 이야기, 배우로서 욕심, 그리고 엄마로서 아들에 대한 애정 등을 들었다.

배우 곽선영, 사진제공|자이언엔터테인먼트
■“말 그대로, 제가 영화계에 침범해버렸네요?”
‘침범’은 그의 영화 데뷔작이다. 원래 ‘로비’(감독 하정우)를 먼저 찍었지만 개봉을 앞서 하는 바람에 그의 데뷔작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말 그대로 제가 영화계에 침범해버렸네요. 하하. 10년 전 인터뷰에서 제가 ‘10년 후엔 영화를 찍었으면 좋겠다’고 했던데, 어쩌다보니 기회를 잡아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참 신기하죠? 전 운이 좋은 사람인가봐요. ‘로비’ 촬영을 마치고 ‘침범’까지 연달아 찍었다는게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뜻 같아요. 하정우 감독이 제 연기 영상을 보고 러브콜을 해줘서 기회가 닿았고, ‘침범’도 제 작품을 본 감독들이 절 선택해준 거라 그저 감사할 뿐이죠.”
사이코패스 기질을 보이는 딸을 키우는 수영강사 영은 역을 맡아 영화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하지만 원래 물 공포증이 있어 수영 강사 연기를 하는 데에 고민이 많았다고.
“물 공포증이 심해서 심지어 바다나 깊은 수영장 근처도 못 갔어요. SBS ‘구경이’ 찍을 땐 물에 묻히는 장면을 찍다가 호흡곤란도 왔었고요. 그런데 이번엔 깊은 물로 잠수해야하니, 정말 많이 연습해야 했어요. 걱정 많이 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까 왜인지 모르겠지만 안 무섭더라고요. 물속이 조용하고 그 안에서만 나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수심 3m 수영장에서도 수영할 수 있게 됐고요. 이 작품 덕분에 물 공포증이 사라졌다니까요.”

배우 곽선영, 사진제공|자이언엔터테인먼트
■“고등학교 때부터 하정우 팬, 감독-배우로 만나 기뻐”
그는 3월엔 ‘침범’을, 4월엔 ‘로비’를 개봉시킨다. 하정우가 연출까지 맡은 작품으로, 그는 팬을 자처하며 작품에 합류하게 된 기쁨을 전했다.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팬이었어요. 당시 중앙대 연영과 김성훈(하정우 본명)이 연기를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했고, 저도 그의 공연을 정말 많이 보러다녔거든요. 그 연기는 어린 저에겐 충격이었어요. 당시 연극 연기는 소리를 전달해야한다고 해서 힘있게 발성해야한다고 했던 세대인데, 하정우는 자연스럽게 무대 위를 날아다니더라고요. ‘김성훈이 연극한다’고 하면 무조건 보러 다닐 정도로 팬심이 있었는데, ‘로비’로 만나게 돼 너무 좋았어요. 이 얘길 하정우 감독에게도 했는데, 엄청 신기해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내가 연기 잘 하는 걸 알아보다니 너도 참 대단한 애구나’라던데요.”
배우로서 차츰 영역을 넓혀가는 그의 행보에, 아들도 굉장히 좋아하고 응원해준다고 귀띔했다.
“어릴 땐 ‘엄마는 유튜브 영상에 나오는 사람’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이웃들이 ‘작품 잘 봤다’고 하면 굉장히 뿌듯한 얼굴로 절 바라보더라고요. 이번 영화 무대인사할 때에도 객석에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요. 아들에게 어떤 기분이 드냐고 물어봤더니 ‘마음이 너무 행복하며 따뜻해졌어요’라고 하던데요. 저도 그 얘기 듣고 따뜻해졌고요.”
배우로서 더 욕심낼 법 하지만 그는 먼 목표 대신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것을 택했다고 답했다.
“전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라서 제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항상 되묻곤 해요. 그래서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해하고 매순간 행복하게 살려고 하고 있고요. 궁극적으로는 ‘믿을 수 있는 배우, 연기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은데요. 많은 작품을 섭렵하고 다양한 장르를 맛본다면 가능하겠죠? 더 많은 사람과 즐겁게 만나서 연기하는 게 제 인생과 배우로서 목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