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신인 투수 트리오 정우주, 권민규, 박부성(왼쪽부터). 한화 이글스 제공
정우주, 150㎞대 명품 돌직구…즉전감 꼽혀
특급제구 돋보인 권민규…김경문도 “잘뽑았네”
장신 언더핸드 박부성도 첫 실전 ‘합격’
한화가 시범경기 첫 승을 거둔 지난 10일, 선발 코디 폰세를 비롯해 투수 8명이 마운드에 올랐다. 다들 제 몫을 해내면서 상대 SSG 타선을 9회까지 1점으로 묶었다.
신인 트리오의 투구가 특히 주목 받았다. 정우주(19), 권민규(19)에 박부성(25)이 모두 무실점 피칭을 했다. 5회 무사 1루에서 등판한 정우주가 이지영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박지환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2루가 되자 좌완 권민규가 배턴을 이어받았다. 최지훈의 투수 정면 땅볼을 침착하게 잡아내 병살로 연결했다. 권민규는 6회 2사후 내려왔다. 7회는 박부성이 책임졌다. 박지환에게 내야안타를 하나 맞았을 뿐 나머지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아냈다.
문동주(22)와 김서현(21)으로 대표되는 한화 젊은 마운드에 올시즌 신인 셋까지 가세했다. 각자 유형이 달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도 좋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입단한 정우주는 시속 150㎞를 훨씬 웃도는 강력한 직구가 일품이다. 제구 등 아직 다듬을 부분은 있지만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이날 SSG를 상대로도 150㎞대 직구를 여러 차례 던졌다. 지난 8일 청주에서 두산을 상대로 한 프로 첫 등판 때는 직구만 던져 첫 타자를 3구 삼진으로 잡았다.
2라운드 지명돼 한화 유니폼을 입은 권민규는 정우주와 반대 유형이다. 직구는 140㎞ 중반대 수준이지만 신인답지 않은 제구를 갖췄다. 지난해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때부터 눈도장을 받았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권민규에 대해 “뽑은 스카우트를 칭찬해야 한다”고 웃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기도 쉽지 않을 신인 투수가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제구를 유지하더라는 것이다. 김 감독은 “(권)민규도 그렇고, (정)우주는 우주대로 신인인데 자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 선수가 앞으로 우리 한화를 굉장히 밝게 만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졸 박부성이 있다. 흔치 않은 키 1m86 장신의 언더핸드 투수다. 대학 재학 중 병역까지 마쳐, 기량만 올라온다면 1군에서 안정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박부성은 화려하게 입단한 정우주, 권민규와는 조금 다르다. 드래프트 낙방 후 테스트를 거쳐 육성선수로 프로 ‘막차’를 탔다. 그러나 캠프 기간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 감독은 박부성을 선발 후보로도 생각했다.
박부성은 10일 등판 후 2군으로 내려갔다. 실전 테스트도 치렀으니 이제는 2군에서 남은 과제를 마저 소화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육성선수 신분인 박부성은 정식선수로 등록할 수 있는 5월부터 1군에서 뛸 수 있다. 그때까지 투구 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선발 혹은 롱릴리프로 활약할 가능성을 보고 있는 셈이다. 김 감독은 “일단 투구 수를 많이 올려서 5월 이후 선발이 필요하다든가 다른 자리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해달라고 이야기했다”며 “제구를 좀 더 가다듬고 자기가 던지려고 하는 곳으로 던질 수만 있다면 만만한 공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