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김현수. 연합뉴스
염경엽 LG 감독은 이번 비시즌 스프링캠프의 큰 성과 중 하나로 김현수·박해민·오지환의 ‘슬럼프 극복’을 꼽았다. 베테랑 주전들이니만큼 성적에 대한 책임도 부담도 크다.
염 감독은 지난 5일 스프링캠프 종료 후 “박해민, 오지환, 김현수가 캠프 기간 자신의 것을 정립해 훈련을 많이 했는데 평가전 3경기에서 그 부분이 잘 수정됐다”라고 말했다. 세 선수는 오키나와에서 LG, KT를 상대로 한 연습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내며 안정적인 타격력을 선보였다.
염 감독이 세 선수를 특정한 이유가 있다. 팀의 맏형 라인이자 붙박이 주전인 이들이 지난해에 나란히 슬럼프를 겪었기 때문이다. ‘타격 기계’로 불리는 김현수와 발 빠른 박해민은 지난 시즌 개막 전 타격 폼을 수정했다가 역효과를 봤다.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 오지환은 손목과 햄스트링에 부상이 이어지며 지난해 6월 경기를 통째로 결장했다.
염 감독은 “성적을 내려면 주전으로 정해진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하면서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야 한다”라며 “주전들이 부상 없이 자기 성적을 잘 올리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참들이 작년의 실패를 통해 자극을 받으면서 새 시즌을 준비하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LG 박해민. 연합뉴스
LG에서는 차세대 주전을 노리는 젊은 선수들이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 베테랑 선수들은 유망주들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그라운드 밖에서도 선배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염 감독은 “현수, 해민이는 (최)원영이나 (송)찬의, (문)정빈이를 이끌고 가르쳐주면서 코치들이 이야기한 내용을 설명해주고 (오)지환이는 (이)영빈이를 1대1로 데리고 다니면서 수비와 타격에 관해 얘기해 준다”라며 “캠프에서 고참들이 후배들을 키워주려고 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LG 이영빈과 오지환. 연합뉴스
김현수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초심을 찾았다. 그는 “제가 해왔던 야구를 다시 찾았다고 생각한다”라며 “전에 제가 변화를 주려고 한 게 왜 안 됐는지 알고 캠프에 가니까 준비가 더 잘 된 느낌이다. 예전의 제 모습을 찾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지난 2년이 제 최악의 모습이었을 수 있다”라며 “올해는 나름대로 준비를 잘 했으니까 제 위치에서 어떤 부분이 중요한지를 따져서 그 부분을 잘 채울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김현수는 지난 11일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 3루타를 포함한 멀티 안타를 쳤다. 박해민과 오지환도 조금씩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유망주 육성과 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목표로 하는 LG의 새 시즌, 정상 도약의 열쇠를 베테랑들이 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