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두고 TPC 소그래스의 상징홀인 17번홀에서 홀인원 두 개가 나와 큰 화제가 됐다. 먼저 콜린 모리카와의 캐디가 캐디들의 자선대회에서 홀인원을 기록했고 이어 알레얀드로 토스티(아르헨티나)가 연습라운드중 홀인원을 성공한 뒤 물 속으로 뛰어들며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콜린 모리카와가 17번홀 티샷을 하는 장면. |게티이미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2500만 달러) 개막을 하루 앞두고 홀인원 두 개가 나와 큰 화제를 모았다. 한 개는 선수, 다른 하나는 캐디에 의해 기록됐다.
투어 2년차 알레한드로 토스티(아르헨티나)는 13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7352야드)에서 열린 연습라운드에서 이 코스의 상징인 아일랜드 그린의 17번홀(파3)에서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한 호수로 뛰어들어 기쁨을 만끽했다.
토스티는 133야드 거리에서 52도 웨지로 티샷을 날렸고, 공은 홀에서 약 4.5m 뒤쪽에 떨어진 뒤 백스핀을 받아 홀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토스티는 몇 시간 전 연습라운드 중 캐디에게 “만약 17번 홀에서 홀인원을 하면 반드시 물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고 약속을 지켰다. 홀인원을 확인한 뒤 연못을 향해 앞으로 달려나간 토스티는 호수 앞에서 멈췄고 캐디가 장난스럽게 밀어넣자 멋진 포즈로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17번홀은 길이가 133야드밖에 안 되지만 그린이 작고 스피드가 빠른데다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결코 쉽지 않은 곳이다. 버디가 자주 기록되는 홀이지만 대회 후반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상공에 바람이 휘몰아치면 거리를 맞추기가 쉽지 않아 매년 수많은 선수들이 여기서 공을 빠뜨리고 큰 스코어를 적어내기도 한다. 챔피언이 되려면 마지막날 반드시 이 홀을 무사히 넘어야 한다.
토스티는 20년 넘도록 골프를 쳤지만 이전까지 한 번도 홀인원을 기록하지 못했었다. “홀인원 직전 공이 튀어 나가기도 했고, 들어갔다가 다시 튕겨 나오기도 했었다”는 그는 “첫 홀인원으로 TPC 소그래스 17번홀이라니, 이보다 더 좋은 장소가 있을까”라며 기뻐했다.
이보다 앞서 콜린 모리카와의 캐디인 J.J. 자코박이 연례 캐디 대회에서 사상 첫 홀인원을 기록했다.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 연구기금 마련을 위한 행사로 열린 자선대회에서 자코박이 친 17번홀(파3) 티샷 역시 핀 뒤편 약 2.5m 거리에 떨어졌다가 뒤로 굴러 홀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모리카와를 비롯해 동료 캐디들이 열광적으로 환호하며 기쁨을 나눴다.
대학시절 선수로 활약했던 자코박은 통산 9번째 홀인원을 기록하며 우승해 두둑한 상금과 상품을 챙겼다. 상금은 선수와 캐디들이 대회전 등록하며 모은 돈에 용품사가 제공하는 추가상금 1만 달러 등이며, PGA 투어는 같은 금액을 우승자가 지명하는 비영리 단체에 기부한다.
세계랭킹 4위 모리카와는 지난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마지막날 5홀을 남기고 3타차 선두를 달리다가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으나 이번주 캐디의 홀인원 행운의 기를 받아 다시 한 번 정상에 도전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