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나룸마, 페널티킥 미친 선방쇼 비결?…키커 머리 위에서 논다

입력 : 2025.03.13 19:50
파리 생제르맹(PSG)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지난 12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승부차기에서 커티스 존스(위쪽 사진)과 다윈 누네스의 페널티킥을 모두 막아내고 있다. 리버풀 | AP·로이터연합뉴스

파리 생제르맹(PSG)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지난 12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승부차기에서 커티스 존스(위쪽 사진)과 다윈 누네스의 페널티킥을 모두 막아내고 있다. 리버풀 | AP·로이터연합뉴스

움직임 없이 기다리다가
키커 달려들 때 두팔 펼쳐
상대방 머릿속 의심 주입
196㎝ 큰 체격도 큰 몫
방향만 맞으면 막을 확률 ↑

한 경기에서는 악당, 다음 경기에서는 영웅. 골키퍼의 운명이 그렇다.

파리 생제르맹(PSG)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26·이탈리아)는 지난주 리버풀과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후반 막판 결승골을 허용해 비난을 받았다. 리버풀의 유일한 유효슈팅이었기에 비판은 더욱 거셌다. 반면,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은 ‘커리어 최고 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를 지켰다.

그런데 지난 12일 열린 2차전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PSG는 연장 접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리버풀을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돈나룸마는 리버풀의 세 차례 페널티킥 중 두 개를 막아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1차전은 알리송의 경기였고, 2차전은 돈나룸마의 경기였다”고 극찬했다.

돈나룸마는 지금까지 총 7차례 경험한 승부차기에서 6차례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클럽과 국가대표팀을 포함해 60차례 페널티킥을 상대했고 이 중 14개를 선방했다. 방어율은 23.3%다. 승부차기 기록도 정확히 같다. 총 43개 승부차기 중 10개를 막아냈다. 2021년 유로 대회 결승에서도 그는 잉글랜드 부카요 사카와 제이든 산초 킥을 막아내며 이탈리아 우승을 이끌었다. 전체 페널티킥 기록을 보면, 승부차기를 포함해 총 103차례 페널티킥을 맞닥뜨렸고 이 중 24번을 막아냈다.

돈나룸마는 BBC를 통해 “리버풀전 승부차기에 앞서 라커룸으로 이동해 리버풀 선수들의 슛 패턴이 정리된 자료를 봤다”며 “1차전에서 단 한 개의 슈팅을 허용했지만 모든 비난이 내게 쏟아졌다. 하지만 난 항상 웃으며 최선을 다하고 팀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돈나룸마의 키는 196㎝다. 골문 앞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그는 일반적인 골키퍼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페널티킥을 대비한다. 골키퍼들은 대부분 키커가 슈팅을 준비하는 동안 심리전을 펼친다. 슛을 지연시키거나 직접 공을 건네주거나 골라인을 따라 움직이며 흔들기를 시도한다. 반면 돈나룸마는 조용한 태도를 유지한다. 그는 상대가 페널티 스팟에 공을 놓을 때까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키커가 달려들기 직전, 두 팔을 넓게 펼쳐 골문을 좁아 보이게 만든다. 전 리버풀 수비수 스티븐 워녹은 “처음에는 최대한 슬림하게 보이지만, 키커가 공을 놓는 순간 몸을 확장한다”며 “이 방식은 슈팅 직전까지 키커의 머릿속에 의심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돈나룸마는 이번 승부차기에서 두 개 슈팅을 막아낸 뒤에도 크게 기뻐하지 않고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워녹은 “그의 키와 체구를 보면 올바른 방향으로 몸을 던지기만 하면 막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 그는 진정한 ‘몬스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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