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선발랭킹 7~9위
새 시즌 대반전 예고

한화 코디 폰세, 두산 콜 어빈, KT 헤이수스(왼쪽부터). 연합뉴스·각 구단 제공
‘선발 자책 7위’ 한화
새 외인 폰세 기대 이상
엄상백 영입도 상승 요인
‘선발 자책 8위’ 두산
외인 좌완 듀오 환상투
국내파도 질적으로 성장
‘선발 자책 9위’ KT
헤이수스·소형준 가세에
오원석 확보하며 뎁스 강화
KBO리그 디펜딩 챔피언인 KIA 이범호 감독은 새 시즌 준비를 하며 정상 수성의 우선 견제 대상으로 선발진이 강화된 팀을 먼저 꼽았다. 구체적인 구단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선발진 업그레이드가 선명한 팀이 시야에 여럿 잡힌다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선발진은 장기레이스 우열을 가르는 최우선 전력 요소다. 지난해 준우승 팀 삼성 또한 비시즌 FA 최원태와 검증된 외인투수 후라도 등 선발 자원을 보강하며 한 계단 더 높은 곳을 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선발진 변화가 도드라진 팀이 삼성만은 아니다. 지난 8일 시범경기 개막 이후 선발진 골격에 대변화를 예고한 팀이 줄이어 나오고 있다. 특히 보편적 시각에서 중위권 전력으로 구분되는 한화와 두산, KT 등 세 구단이 선발진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이들 세 팀은 지난해 정규시즌 선발 평균자책이 7~9위로 처치며 고전한 이력이 있다. 이 세 팀의 선발 스탯이 올해 판도를 움직일 우선 변수로 손꼽히는 이유다.
지난해 팀 선발 자책 4.95로 7위였던 한화는 자유계약선수(FA) 엄상백을 새 선발 카드로 영입하기도 했지만, 실질적인 ‘키맨’인 새 외인 투수 코디 폰세가 시범경기 첫 무대에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였다. 지난 10일 인천 SSG전에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198㎝의 장신에서 내리꽂는 패스트볼에 커터, 커브, 체인지업 등 종으로 움직이는 다양한 변화구로 올해 평균 1㎝ 낮아진 ABS존에 최적화할 가능성을 보였다.
여기에 문동주가 어깨 통증을 털어내고 시범경기부터 시속 160㎞ 강속구를 던지면서 한화는 올해 선발 랭킹 리그 1위 팀을 꿈꿀 만한 밑그림이 생겼다.
2024시즌 선발 자책 5.07로 리그 8위였던 두산 또한 선발 싸움에서 혁명적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외국인투수 4명이 합작 13승에 머물며 가시밭길을 걸었다. 올해는 좌완 외인 듀오 콜 어빈과 잭 로그가 강건한 원투펀치로 시즌을 소화할 수 있는 근거를 하나씩 꺼내 보이고 있다. 두 외인투수는 같은 좌완이지만 팔 스윙 각도를 비롯해 차별화된 유형으로 동일 팀과 연전에서 시너지를 낼 요소도 보이고 있다.
아울러 곽빈과 최승용, 최원준에 김유성, 최준호 등 국내파 선발 자원이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뚜렷이 나아졌다. 두산이 지난해 선발진 구성의 어려움 속에서도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것이 오히려 올시즌 희망의 배경도 되고 있다.
선발 평균자책 9위(5.23)로 지난 시즌을 보냈던 KT 또한 FA 시장에서 엄상백을 보내며 마이너스 요인이 생기는 듯했으나 오히려 플러스 요인을 더 드러내고 있는 흐름이다.
KT는 리그 최고 좌완 그룹에 우선 포함할 만한 외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가세시킨 데다 지난 시즌 대부분을 재활로 보낸 우완 소형준도 선발 자원으로 정상 가동하는 시즌을 앞두고 있다. 또 SSG와 트레이드로 좌완 오원석까지 확보해 5선발 뎁스를 오히려 강화시켰다. 베테랑 사이드암 고영표까지 계산하면 선발진의 유형도 다채롭다. 이강철 KT 감독은 6선발 자원도 여럿 눈여겨보며 개막 이후 변수에 대비할 ‘플랜’도 마련하고 있다.
정규시즌 연패는 선발진의 붕괴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선발진이 탄탄해진 팀이 늘고 있는 현상은 전체 구도의 평준화를 예고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한화, 두산, KT 등 선발 운용에 고심이 컸던 구단들의 변신으로 올시즌 순위싸움이 위·아래 없는 대접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