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김건희 | 키움 히어로즈제공
약했던 수비, 스캠서 보강
강민호·양의지 영상보며
베테랑 볼배합 배우는 중
올 목표는 100G 이상 출장
투수들과 호흡 잘 해내
‘가을마님’ 해내볼게요
올시즌 키움 선발진에는 물음표가 많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투수를 1명만 영입했다. 나머지 네 자리를 국내 투수가 채워야 하지만 2014년 입단한 하영민 외에는 3년 이내 경험 없는 투수들이다.
자연스럽게 포수의 책임이 커졌다. 이 젊은 투수들이 흔들리지 않게 끌어야 하는 키움 포수 중에는 김건희(21)도 있다.
원주고를 졸업한 뒤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키움의 유니폼을 입은 김건희는 투타 모두 재능을 뽐냈다. 데뷔 첫 해에는 1군에서 투수로 3경기, 타자로는 9경기를 뛰었다. 그러다 지난해 타자 전업을 결심하면서 포수 마스크를 썼고, 83경기의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올시즌부터는 완전히 포수로 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건희가 지난해 포수로서 적응은 잘 했지만 그래도 2년차에는 굉장히 힘들 것”이라며 “포수는 수비가 가장 중요하니까 감정 조절을 잘 해야겠다고 말해줬다. 수비 쪽에 신경을 많이 써야 된다는 부분에서 같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김건희도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박도현 배터리 코치님이 ‘지난해 부족했던 부분을 네가 알고 있을 것’이라고 하셔서 내가 부족한 부분을 더 짚어달라고 했다”며 “블로킹이나 송구나 지난해에는 모두 다 여유가 없었다. 그런 부분들 위주로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포수의 길을 완전히 가기로 한 지 2년째, 가장 중요한 건 투수들과의 호흡이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새 투수 케니 로젠버그와 호흡을 맞춰본 김건희는 “로젠버그와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로젠버그가 ‘영상을 다시 돌려봤으면 좋겠다’라는 말도 해준다. 포수로서 묵묵하게 잘 해주는 게 내 임무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체 1순위’ 정현우를 향해서는 벌써부터 ‘키우고 싶다’라는 욕심이 든다. 김건희는 “처음에는 내가 별 말을 안 해줘도 될 투수인 줄 알았다. 그런데 현우도 프로가 처음이라 그런지 경기 중 당황할 때가 있다. 그런 순간에 내가 이야기를 해줬더니 고맙다고 할 때는 뿌듯함도 생기고 막강한 책임감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현우와 가장 호흡을 많이 맞췄기 때문에 ‘더 노력을 해야되겠구나’ 라든지 ‘내가 좀 더 열심히 해서 키워주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커야 하지만 그래도 투수가 잘 해야 주목받는게 포수이지 않나”라며 어른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이렇게 성장하면서 삼성 강민호, 두산 양의지 같은 선배들의 뒤를 잇는게 목표다.
김건희는 “두 선배의 영상을 가장 많이 보고 있다. 왜 이 상황에서 이걸 던지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며 “내가 타석에 들어갔을 때 두 선배님이 이 사인을 왜 이 타이밍에 내는지 잘 모르겠을 때가 많다. 내가 생각하면 절대 그런 볼배합이 안 나온다. 그래서 확실히 베테랑이라는 걸 깨닫곤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목표는 100경기 이상 출장이다. 김건희는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경험을 쌓고 싶다. 내가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팀이 잘 돼야한다. 그러려면 투수들이 잘 던져줘야한다. 포수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한계가 있다”고 객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래서 김건희는 투수들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그는 “선배 투수들에게도 먼저 다가가고 장난 치려고 한다. 김재현 선배를 보면 모두와 친하게 지내는데 나도 그런 분위기 메이커가 되고 싶다. 내가 먼저 장난 치더라도 오해를 안 해주시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이렇게 경험을 쌓으면서 팀이 가을야구로 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김건희는 “팀이 포스트시즌에 가서 내가 가을야구의 주축 포수라는 이미지를 심어드리고 싶다. 그래야 강민호, 양의지 선배님의 뒤를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