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 던져서 불펜 ‘잔업’…두번째 등판서 완벽투 선보인 한화 엄상백 “차라리 지금 못하는게 낫다 생각했어요”

입력 : 2025.03.14 16:07
한화 엄상백이 14일 사직 롯데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사직 | 김하진 기자

한화 엄상백이 14일 사직 롯데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사직 | 김하진 기자

한화 엄상백이 시범경기 두번째 경기에서 깔끔한 피칭으로 개막을 향한 전망을 밝혔다.

엄상백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1안타 무사사구 2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가 기대하던 피칭이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엄상백은 한화와 4년 총액 78억원에 계약하며 팀을 옮겼다.

한화 선발진의 한 자리를 차지한 엄상백은 스프링캠프 기간 열린 2차례 연습경기에서 4.2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감각을 서서히 끌어올렸다.

시범경기 첫 등판의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지난 8일 두산전에서 3.2이닝 5안타 3볼넷 1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이며 김경문 한화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1회부터 윤동희-고승민-손호영으로 이어지는 롯데 1~3번 타순을 삼자 범퇴로 처리한 엄상백은 3회 1사 후 최항에게 2루타를 맞기 전까지 상대에게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어 5회까지 안타나 볼넷 없이 무실점으로 피칭을 이어나갔다. 최고 147㎞의 직구와 체인지업(18개), 커브(3개), 커터(2개) 등을 섞어 던졌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선발 엄상백부터 마무리까지 잘 준비해 온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평했다.

경기 후 엄상백은 “5이닝 동안 적은 투구수로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이 기세로 시즌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경기의 부진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엄상백은 “비시즌에는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사람이 잘했을 때에는 원인을 생각하지 않지 않나. 차라리 지금 못 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스프링캠프부터 별로 안 좋았어서 많이 생각하고 연구하다보니까 느낌이 와서 밸런스도 괜찮았고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돌이켜봤다.

한화 엄상백.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엄상백. 한화 이글스 제공

이날 약속된 투구수는 70개 정도였다. 그런데 5이닝 동안 너무 적은 투구수를 던져서 오히려 끝나고 불펜 피칭으로 좀 더 던질 정도였다.

돌이켜보면 경기 전부터 느낌이 좋았다. 엄상백은 “어제(13일)부터 ‘요즘 뭐가 문제지’라며 많은 생각을 했다. 오늘은 다른 느낌으로 접해보자고 했는데 연습 투구부터 평상시보다 공이 좋아서 자신있게 들어갔다. 또 상대 타자들도 반응해주니까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고 했다.

구속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는 “거의 세게 안 던졌다. 구속도 잘 나온 것 같고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포수 최재훈과의 호흡도 점점 맞춰가고 있다. 엄상백은 “나는 포수를 많이 믿고 맡기는 편이다. KT에 있을 때에는 장성우 형과 맞출 때 ‘이 볼이 나오겠다’라고 하면 거의 대부분 나왔었다. 최재훈 형과 하면서 이제 적응해가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한화에는 문동주, 정우주 등 강속구 투수들이 많다. 1996년생인 엄상백은 2000년대생인 후배 투수들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는 “나도 한때는 빠른 볼을 던졌었다”라며 웃은 뒤 “자기들만의 성향이 있는 것이 아닌가. 다들 어리고 쌩쌩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1년에 한 두세번 정도 150km 나올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3월22일 개막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엄상백은 “투수로서 가장 중요한게 직구라고 생각한다. 직구가 되어야 모든 변화구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아직은 덜 올라온 것 같다”며 “첫번째로 볼스피드 끌어올리고 싶다. 그걸 중점적으로 남은 기간에 준비하면 될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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