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테오 마체티 주심(왼쪽에서 두 번째)이 16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이탈리아 세리에A AC밀란과 코모의 경기에서 델리 알리에게 퇴장을 선언하자 AC밀란의 카일 워커(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만류하고 있다. 밀라노 | AP연합뉴스
‘캡틴’ 손흥민(33·토트넘)의 옛 친구인 델리 알리(29)가 이탈리아 세리에A 코모에서 최악의 데뷔전을 치렀다.
알리는 16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4~2025 세리에A 29라운드에서 1-2로 끌려가던 후반 36분 루카스 다 쿠냐 대신 교체 투입돼 코모 선수로 데뷔했다.
알리는 과거 토트넘에서 뛰던 시절 손흥민의 단짝으로 알려진 선수다. 알리는 급격한 기량 하락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턴과 튀르키예 베식타스를 전전하다 은퇴에 가까워졌다. 다행히 알리는 지난 1월 코모와 계약을 맺고 새 출발을 준비했는데 이날 출전은 2023년 2월 베식타스 시절 이후 처음이었다. 그 누구보다 이 무대가 간절했던 알리는 부지런히 뛰었지만 아쉽게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실점 감각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알리가 종료 직전 AC 밀란의 미드필더 루벤 로프터스 치크를 막는 과정에서 섣부른 태클을 시도한 게 화근이었다. 알리는 자신보다 빠르게 달려가던 치크의 왼쪽 종아리를 밟으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첫 판정은 경고였다.
그러나 주심은 비디오 판독실의 요청에 따라 모니터로 해당 상황을 확인한 뒤 경고를 취소하고, 퇴장을 의미하는 레드 카드를 뽑았다. AC밀란에서 뛰고 있는 수비수 카일 워커가 주심에게 달려가 퇴장을 만류했지만 이미 나온 판정을 뒤집지는 못했다. 워커는 과거 토트넘 홋스퍼와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에서 알리와 같이 뛰었던 인연이 있다.
알리의 퇴장은 코모의 패배를 확정짓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였다. 추격의 동력을 잃은 코모는 그대로 AC밀란에 1-2로 패배했다. 3경기 무승(1무2패)에 빠진 코모는 13위(승점 29)에 머물렀다. 강등권인 18위 엠폴리와 승점차는 7점에 불과하다. 코모의 다음 상대가 엠폴리이기도 하다.
세스크 파브레가스 코모 감독은 어처구니 없는 실수에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파브레가스 감독은 “알리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 경험이 많은 선수에게 볼 수 없는 행동이다. 명백한 퇴장이다. 동점을 노려야 하는 상황에서 11명이 10명이 됐다. 오늘 고무적인 부분이 많았지만, 알리의 퇴장은 그렇지 않았다”며 “원래 알리가 아닌 세르지 로베르토를 투입시키고 싶었지만, 다음 경기 선발을 고려해 알리를 내보낸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알리가 퇴장 징계로 2경기를 결장한 뒤 돌아와도 당분간 기회를 받기 쉽지 않을 것을 짐작하게 만든다. 그야말로 최악의 데뷔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