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NK의 박혜진(뒤)이 16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우리은행을 상대로 승리한 뒤 팀 동료 이이지마 사키를 껴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WKBL 제공
부산 BNK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상대로 49-47로 앞선 경기 종료 2분 8초. 어느 한 쪽으로 흐를지 모르는 상황에서 역전 드라마의 마침표를 찍은 선수는 우리은행 왕조의 주역이었던 가드 박혜진(35)이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우리은행의 정상 등극을 이끌었던 박혜진은 자유투 2개를 연달아 꽂으면서 옛 소속팀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지난 여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혜진을 고향 부산으로 데려온 BNK가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향한 첫 발을 내디딘 순간이었다.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BNK는 16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우리은행을 53-47로 눌렀다.
챔피언결정전 첫 승을 챙긴 BNK는 우승 확률 72.9%를 거머 쥐었다. BNK는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던 2022~2023시즌 우리은행에 3전 전패로 무너진 아쉬움이 있다.
당시 BNK 사령탑이었던 박정은 감독은 2년 만의 재도전에서 여성 감독 최초로 챔피언결정전 승리를 손에 넣으며 새 역사를 썼다.
BNK는 박혜진이 14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김소니아는 11점 14리바운드로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안혜지와 이이지마 사키도 각각 3점슛 2개를 포함해 9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김단비가 20점 18리바운드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BNK는 이날 전반 한때 9-25로 끌려가면서 고전했다. 1쿼터 득점이 단 5점에 묶인 사이 상대에게 18점을 내주었고, 2쿼터 초반 다시 7점을 헌납했다. 내·외곽의 수비가 모두 무너졌다.
그러나 BNK는 수비를 다듬으면서 추격의 시동을 걸었다. 사키와 박혜진의 3점슛 등을 묶어 23-29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전반전 스코어는 23-32로 끝났지만 뒤집기도 가능하다는 희망을 얻었다.
BNK는 3쿼터 들어 안혜지가 7점을 몰아치면서 37-40까지 점수차를 더욱 좁혔다. BNK는 마지막 4쿼터 중반 김소니아와 이소희가 득점을 책임지면서 44-44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BNK는 김소니아가 골밑 득점으로 46-44 역전에 성공한 뒤 박혜진이 3점슛까지 터뜨리면서 49-44로 달아났다. 박혜진은 상대의 마지막 파울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 4개를 모두 꽂으면서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승리를 결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