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만에 팀이 우승하는 것을 본 ‘팬심’은 어떨까

입력 : 2025.03.18 07:54 수정 : 2025.03.18 08:49
뉴캐슬 유나이티드 팬들이 웸블리에 모여 뉴캐슬을 응워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뉴캐슬 유나이티드 팬들이 웸블리에 모여 뉴캐슬을 응워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그냥 너무 대단하고 소중한 순간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 필자이며 뉴캐슬 유나이티드 팬인 마틴 패러가 웸블리에서 뉴캐슬이 카라바오컵 정상에 오른 장면을 지켜보며 터뜨린 감격스런 한마디다.

가디언은 18일 “뉴캐슬이 마지막으로 국내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후 70년이 흘렀고 그동안 팬들은 끝없는 실망과 좌절을 경험해야 했다”며 뉴캐슬 팬인 마틴 패러가 우승 현장에서 느낀 감회를 전했다.

뉴캐슬은 전날 웸블리에서 열린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강호 리버풀을 2-1로 꺾고 우승했다. 국내대회 우승은 무려 70년 만이다. 패러는 “FA컵 결승전 연이은 패배, 리그에서 부진, 강등과 부활을 반복하는 뉴캐슬의 역사는 한 편의 비극”이라며 “하지만 2025년 3월 17일 뉴캐슬 팬들에게는 영원히 기억될 순간이 찾아왔다”고 전했다.

뉴캐슬 팬들에게 웸블리는 좌절의 공간이었다. 1974년 이후 웸블리에서 치른 경기 기록은 단 2골 득점에 13실점이다. 1998년과 1999년 FA컵 결승에서 아스널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연패했고, 2000년 FA컵 준결승전에서는 첼시를 상대로 로브 리가 동점골을 넣은 지 6분 만에 결승골을 내주고 무너졌다.

이번 카라바오컵 결승전도 팬들에게는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앞선 경기였다. 상대는 프리미어리그 선두 리버풀이었다. 패러는 “뉴캐슬은 결승전에 오기까지 아스널, 노팅엄 포레스트, 첼시를 꺾었다”며 “조심스러운 낙관과 깊은 불안감이 교차했다”고 전했다.

마틴 패러(왼쪽0와 로브 리가 카라바오컵 결승전에 앞서 웸블리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가디언

마틴 패러(왼쪽0와 로브 리가 카라바오컵 결승전에 앞서 웸블리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가디언

경기 전, 패러는 로브 리를 만났다. 그는 뉴캐슬 소속으로 웸블리에서 마지막으로 골을 넣은 주인공이다. 패러는 로브 리에게 “이제 당신 기록이 깨지길 바란다”며 “댄 번이 극적인 헤딩골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농담처럼 던진 말이 현실이 됐다. 댄 번은 전반전에 환상적인 헤더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70년을 기다려온 뉴캐슬 팬들의 염원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뉴캐슬은 추가골을 넣었고 실점은 막판 한골로 막았다. 패러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뉴캐슬 팬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며 “눈앞에서 펼쳐진 광경은 수십 년 동안 상상만 해왔던 장면이었다.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순간, 경기장에는 영국 영화 ‘Local Hero’의 OST인 ‘Going Home’이 울려 퍼졌다”고 전했다. 패러는 감격에 벅차 눈물을 삼켰다. 패러는 “70년 동안 기다림, 끝없는 좌절, 그리고 한순간에 터진 환희, 뉴캐슬은 마침내, 진정한 승자가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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