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사직구장에서 인터뷰하는 롯데 윤동희. 사직 | 김하진 기자

롯데 윤동희.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외야수 윤동희(22)는 올해 프로 데뷔 후 4년차를 맞이한다. 1군에서 뛴 경력으로 치면 3시즌째다.
많은 연차가 쌓인 선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팀에서는 중책을 맡고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외야진 정리를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우익수 자리에 윤동희를 배치했다. 타선에서도 중심 타선에 윤동희를 뒀다. 공수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윤동희는 더 커진 책임감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최근 사직구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대표팀에서도 우익수 수비를 계속 보고 있어서 크게 부담이 되진 않는다”라며 “타순도 지난해에는 상위 타선에 많이 배치되었었는데 올해는 어느 타순을 가도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 같다. 문제 없다”라며 자신했다.
외야 수비에서는 새로 부임한 조원수 수석 코치의 조언을 잘 받아들이고 있다.
윤동희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기본’을 지켜야한다는 것이었다”라며 “조원우 코치님이 훈련을 위한 훈련이 아니라 항상 9회말 2아웃 만루에 온 공이라고 생각하고 임해야한다고 하시더라. 그런 생각으로 하니까 훈련 집중도도 높아졌고,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에 실수도 덜할 것 같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주전 중견수로 낙점을 받은 황성빈과는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 윤동희는 “예를 들어 한화와 경기를 할 때 노시환 선수가 나오면 ‘살이 좀 빠진 것 같다’ 등의 ‘스몰 토크’도 한다”라며 “밖에서 보시는 분들은 왜 저런 대화가 필요하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야구장에서 많은 대화를 해야 긴장도 풀리고 상황에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성빈이 형과 잘 맞고 커뮤니케이션이 잘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라며 웃었다.

롯데 윤동희. 롯데 자이언츠 제공
타격도 자신이 그려오던 그림대로 만들어가고 있다. 2023시즌까지만해도 살아남기 위해서 컨택 위주의 타격을 했다면 지난해부터는 장타를 좀 더 많이 생산하는 쪽으로 변화를 꾀했다.
윤동희는 “지난해에는 폼이 많이 바뀌었다. 시즌 초반에 안 좋다보니까 탈출구를 찾는 과정에서 점점 바뀌었다”며 “어쨌든 나는 단타를 치는 타자가 아니라 중장거리 타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지난해에는 과정을 거쳤고 올해는 기복을 최대한 줄이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비시즌에 준비했다”고 자신했다.
임훈 타격 코치 등 코칭스태프들에게 들은 조언 중 “좋은 타자는 타격감이 안 좋은 시기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타자”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윤동희는 “지난해보다는 기복이 적을 것 같다”고 바라봤다. 겨우내 자신이 생각한대로 준비를 잘 했기에 나올 수 있는 자신감이다.
올시즌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는게 최우선 목표다. 마음같아서는 매일 안타를 치고 싶지만 쉽지 않다는 걸 안다. 그래서 윤동희는 자신만의 목표를 세웠다. 그는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일주일에 6경기를 하니까 한 주마다 7개씩 치면 168개는 칠 수 있겠더라”며 “나는 큰 목표를 세워놓고 실망하기 보다는 작은 목표를 세워두려고 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난해보다는 조금씩은 좋아질 것 같아서 이런 목표를 세웠다”라고 다짐했다.
윤동희는 지난해 14홈런으로 데뷔 첫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도 홈런을 쏘아올렸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사직구장의 담장을 5m로 정상화하면서 장타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윤동희는 일단 ‘컨택’에 집중한다. 그는 “올해는 어느 정도 장타를 칠 수 있는 타자로서 검증이 됐다고 생각한다. 좀 더 컨택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윤동희가 이렇게 목표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건 팀의 가을야구를 향한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선수들이 가을야구를 원할 것이다. 팬들도, 우리들도 올해는 간절하게 원한다”라며 “가을야구를 갈 수 있으려면 나도 잘 해야하고 라인업의 9명의 선수가 모두 잘 해야하기 때문에 이길 수 있는 야구를 할 생각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개막을 앞두고 롯데 전력을 향한 평가는 후하지 않다. 하지만 윤동희는 “항상 예상 밖의 다크호스는 있는 법이다. 준비한 대로 잘 하면 결과도 따라올테니까 최선을 다하는 것만 보여주면 된다”라며 마음을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