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게 보다는 원 없이 던져보고 싶다”…강속구 맛집 한화의 사연 많은 투수 김종수

입력 : 2025.03.19 09:43
한화 김종수가 지난 11일 SSG와 시범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김종수가 지난 11일 SSG와 시범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부상→수술→군 복무→재발
시범경기 통해 2년 만에 복귀
김경문 감독, 필승조로 낙점

“세게 던져보고 싶었는데
포기 안 하니 기회 찾아와”

한화에는 150㎞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가 여럿이다. 고졸 루키 정우주부터 국내투수 최고 구속 기록을 가진 문동주도 있다.

모두가 빠른 공에 집중할 때 한화 우완 김종수(31)는 자신만의 속도로 마운드에 오른다.

김종수는 지난 11일 SSG와 시범경기에서 2년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다. 2023년 3월14일 대전 KIA와 시범경기 이후 다시 등판한 1군 마운드에서 1이닝 1안타 1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울산공고를 졸업하고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74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은 김종수는 2018년에야 1군에 데뷔했다. 부상이 잦았다. 2014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김종수는 군 복무를 마친 뒤 2017년에는 팔꿈치의 웃자란 뼈를 깎는 수술은 물론 내측 측부인대 재건술까지 받았다. 2018년 처음으로 1군에서 던진 뒤 2019년에는 35경기를 뛰면서 점차 불펜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2020시즌과 2022시즌에는 50경기를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2023년 개막 전 다시 팔꿈치 통증이 재발해 또 수술받았다.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이었지만 돌아오기가 쉽지 않았다.

시범경기지만 2년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르니 불펜에서부터 마음이 벅차올랐다. 김종수는 “팔을 푸는데 많은 감정들이 올라왔다”며 “재활 기간이 엄청 길었고 ‘나도 이제 쉽지 않겠다’라고 생각했는데 기다려준 게 너무 고마웠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이 났다”고 돌이켜봤다.

TV 중계를 통해 그라운드를 바라볼 때마다 머릿 속에서는 “공을 던지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했다.

김종수는 “세게 던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지금은 내가 생각했던만큼 세게 던지는 건 아니지만 ‘원 없이 던져보고 싶다’라는 생각과는 일치하고 있다”라고 했다.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자신은 일어서지 못할 수도 있었다고 했다. 김종수는 “이대진 퓨처스 감독님과 김재민 트레이닝 코치님 등 챙겨주시고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다”라며 “힘든 상황일 때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면 일어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일찌감치 그를 ‘필승조’라고 정했다. 김종수가 가진 경험의 힘을 높이 산 것이다. 김종수는 “나는 필승조로 던졌던 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중간에서 가교 역할을 했던 선수로 생각한다”며 “필승조를 완벽하게 수행한 적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역할을 위해 열심히 가야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지금도 재활하며 복귀할 날을 기다리고 있는 다른 선수들을 향한 메시지도 보냈다. 김종수는 “처음에는 이겨내야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며 “재활 기간에 맞춰야하는 선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이 더 많다.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는데 스스로 통증이 있다든지 할 때는 생각을 비우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그는 “나도 솔직히 비우지 못했지만, 돌아갈 날을 기다리면서 그 시간들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도움되는 시간일테니 포기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 몸 상태는 수술 전보다 더 좋다. 김종수는 “아프기 전보다는 훨씬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며 “지난해 2군에서 많은 연습을 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들이 됐다”라고 말했다.

김종수는 지난 14일 롯데전에서도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아냈다. 시범경기를 2경기 1.1이닝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간절함으로 돌아온 김종수는 조금은 느리지만, 자신만의 속도로 마운드를 지키려한다.

“세게 보다는 원 없이 던져보고 싶다”…강속구 맛집 한화의 사연 많은 투수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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