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경원 | 대한축구협회 제공
3월 재개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20일 오만·25일 요르단)을 앞두고 국내·외 언론에선 한 선수의 부상 소식이 큰 화제였다.
월드클래스 수비수로 분류되는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가 아킬레스건염으로 당분간 뛰지 못하자 때 아닌 책임 공방이 벌어진 것이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56)은 “바이에른 뮌헨이 선수 보호를 하지 않으면서 중요한 경기에서 핵심 선수가 빠졌다”고 겨냥했는데, 독일 현지에서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홍 감독이 김민재의 혹사를 직접적으로 거론한 것은 사실상 수비 라인을 새롭게 짜는 상황이 놓인 영향이다. 홍 감독이 지난해 세 차례 대표팀 소집을 통해 공들였던 수비 조직력은 물거품이 됐다. 좌우 측면 수비수에선 설영우(26·즈베즈다)만 다시 부름을 받았을 뿐 이명재(32·버밍엄시티), 황문기(29·평창) 등 기존에 주전을 다투던 선수들은 부진과 군 복무 등으로 제외됐다.
홍 감독이 믿는 구석이 김민재를 중심으로 짜놓은 센터백 콤비였는데, 이번 부상으로 새로운 조합을 구상해야 하는 처지다. 김민재가 버티는 상황에서도 3차예선 6경기에서 5실점(12골)이나 내줄 정도로 짠물 수비와 거리가 멀었기에 아쉬움이 더욱 크다.

조유민 | 대한축구협회 제공
축구 현장에선 홍 감독이 대표팀에서 이미 검증된 선수들을 위주로 재편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힌트는 있다. 공교롭게도 김민재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빠지는 일이 연례행사처럼 일어났다. 김민재는 2022년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소속이던 2022년 6월 오른쪽 발목 수술로 대표팀에서 빠진 이래 2023년 6월과 2024년 6월 각각 기초군사훈련과 왼쪽 발목 부상으로 휴식을 취했다. 바꿔말하면 그 때마다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던 선수들이 좋은 대안이다.
현재 대표팀에는 권경원(34·코르파칸클럽)과 조유민(29·샤르자), 정승현(31·알와슬) 등 3명이 당시 한 번이라도 선발로 나섰던 경험이 있다. 권경원과 조유민은 주발이 서로 다른 조합으로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권경원은 왼발잡이로 발재간이 좋고, 연계 능력이 뛰어나다. 반대로 오른발잡이인 조유민은 파이터형 수비수는 아니지만 발이 빨라 위기를 원천봉쇄하는 능력이 좋다. 정승현도 공중볼 장악 능력 등 장점이 많지만 대표팀에선 다소 실수가 잦았다. 상황에 따라선 김민재의 대체 선수로 이름을 올린 신예 김주성(25·서울)이 왼발잡이로 왼쪽 측면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홍 감독은 유럽파까지 모두 합류해 완전체로 첫 훈련에 나서는 19일 선수들의 컨디션을 따져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 나설 선발 라인업을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