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봄 연예계, ‘가짜뉴스’에 멍든다

입력 : 2025.03.19 16:33

신기루, 신애라, 김영철, 서이숙 등 가짜뉴스 피해 호소 연예인 늘어

합성 이미지로 SNS나 유튜브. 쇼츠 등 영상 매체 타고 일파만파

“실제 매체들도 자극적인 ‘낚시 제목’으로 가짜뉴스 판치는 분위기 일조”

개그우먼 신기루. 사진 스포츠경향DB

개그우먼 신기루. 사진 스포츠경향DB

2025년 봄, 지천은 꽃으로 물들고 있지만, 스타들의 가슴에는 멍으로 물들고 있다. 작성자도, 출처도 알 수 없는 ‘가짜뉴스’들이 창궐해 연예인들의 마음을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유튜브와 쇼츠 등 영상, 기존 매체 등을 가리지 않는다.

개그우먼 신기루는 최근 자신의 ‘사망설’을 퍼뜨린 가짜뉴스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쾌함을 표현했다. 그는 지난 18일 SNS를 통해 자신에 대한 가짜뉴스를 담은 보도 형식의 글을 캡쳐해 올렸다.

이 사진에는 “모두가 살 빼라고 했는데 자택서 충격 사망 신기루, 고혈압 쇼크에 세상 떠나자 모두가 오열했다”는 문구와 함께 조화를 뜻하는 국화꽃의 사진이 담겼다.

배우 신애라. 사진 스포츠경향DB

배우 신애라. 사진 스포츠경향DB

특히 신기루의 사진과 함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과 함께 국화꽃의 사진이 담겨 충격을 줬다.

다소 과격하게 욕설을 섞어 반응한 신기루는 “10년 안에 사망, 뭐 이런 거까지는 백번 양보해서 사람 일 모르는 거니까 그냥 넘어가줬는데.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하네. 나 혈압도 정상이고 오늘도 양꼬치 처리하고 왔는데 토마토 계란 볶음이 너무 맛있어서 쇼크였다”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이런 장난질하고, 손가락으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남은 힘을 쥐어짜내어 가면서 견뎌내는 사람들 죽이는 것들은 모두 천벌 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배우 신애라가 지난 7일 SNS에 올린 자신을 다룬 가짜뉴스 캡쳐본. 사진 신애라 SNS 캡쳐

배우 신애라가 지난 7일 SNS에 올린 자신을 다룬 가짜뉴스 캡쳐본. 사진 신애라 SNS 캡쳐

연예인들에 대한 뜬소문은 예전부터 연예계에 비일비재했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소문이 가짜뉴스의 형태로 가공돼 스타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러한 뉴스는 SNS를 통한 텍스트 또는 유튜브나 쇼츠를 통한 영상으로 재가공돼 활발하게 퍼져나간다.

이러한 상황을 우려한 스타들은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기 시작했다. 배우 신애라는 지난 7일 자신의 SNS로 가짜뉴스를 지적했다. 그는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과 딥페이크까지. 원래 이런 거 무시하고 지나가는 편인데 피해를 보는 분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해서 올린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불법투자 활동에 연루됐다는 내용의 가짜뉴스를 올리면서 “비도덕적인 투자로 월수입을 내는 그 어떤 주식이나 코인 등을 하고 있지 않다”며 “이런 말도 안 되는 수법에 여러분 절대 속지 마세요”라고 호소했다.

개그맨 김영철이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올린 가짜뉴스 캡쳐본. 사진 김영철 SNS 캡쳐

개그맨 김영철이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올린 가짜뉴스 캡쳐본. 사진 김영철 SNS 캡쳐

신애라의 소속사 역시 형사 고소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공유된 사진에서는 ‘신애라, 충격적인 사실 밝혀져 구금됐다’ ‘신애라, 비밀문서 발견돼 체포됐다’는 내용의 기사문 캡쳐와 함께 방송인 손석희가 이를 전하는 모습을 합성한 사진도 포함됐다.

이튿날에는 개그맨 김영철이 분개했다. 그는 8일 자신의 SNS에 “신경 안 쓰고 그냥 넘어가려 하는데 자꾸 여기저기서 ‘이게 뭐냐’고 연락을 주신다”며 자신에 대한 가짜뉴스가 적힌 캡쳐 이미지를 공개했다.

언론사 화면을 연상하게 하는 이미지에는 ‘몇 마디의 말이 김영철의 미래를 망쳤다’ ‘스캔들 인터뷰로 김영철의 석방을 요구하는 팬들의 시위가 열렸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영철은 “관계가 전혀 없는 내용을 받는 것도 지치고, 저걸 보고 있으면 신문사를 끼고 어떻게 저런 게 나올 수 있는지. 제발 내려달라. 그리고 믿지도 말고, 저런 거 제발 좀 올리지 말라”고 호소했다.

배우 서이숙. 사진 스포츠경향DB

배우 서이숙. 사진 스포츠경향DB

특히 중년 이상의 연예인들 중에서는 사망설이 가짜뉴스로 유포돼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었다. 배우 김영옥과 노주현, 태진아, 백종원, 박근형, 서이숙 등이 이러한 피해를 입었으며, 서이숙은 실제로 고소고발을 통해 유포자를 적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가짜뉴스의 폐해는 실제 일부 매체들의 행태로 인해 커지고 있기도 하다. 실제 포털사이트 뉴스 특히 연예뉴스란에는 최근 각종 방송 모니터링 기사를 내면서 실제 출연자가 하지 않았던 말을 한 것처럼 제목으로 쓰거나, 드라마 속 상황을 실제 상황처럼 오인하게 할 목적으로 제목을 짓는 경우가 늘었다.

이러한 행태가 여러 매체로 퍼지면서 실제 연예인들의 고충은 더욱 늘었다. 이러한 가짜뉴스를 지적해야 할 매체들이 ‘제목 낚시’를 통해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조건을 더욱 마련한다는 지적이 커진다.

최근 이른바 ‘낚시 제목’으로 피해를 본 한 소속사의 관계자는 “온라인의 가짜뉴스의 경우에는 형사 고소라도 가능하지만, 실제 매체들이 자극적인 제목을 낼 때는 대응에도 고심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언론이 오히려 ‘가짜뉴스’를 퍼뜨리는데 앞장서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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