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유튜브 브이로그에 출연한 배우 이청하(왼쪽)과 패러디 영상 속 개그맨 이수지.
너무 똑같아도 문제다. ‘인간 복사기’ 이수지의 패러디는 개그일까 조롱일까.
개그맨 이수지가 ‘여배우 안나의 로마 브이로그 일상, 독서, 공구 진행’ 제목의 영상을 결국 삭제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유튜브 채널 ‘네칼코마니’에 공개된 것으로, 뒤늦게 배우 이청하를 조롱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영상에서 이수지는 여배우 안나로 변신해 이탈리아 로마에서의 하루를 소개했다. 이수지는 오전 6시에 일어나 모닝커피를 마시고 창밖을 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 찻잔 공동구매를 예고 했다.
이수지는 또 독서를 하며 “혼자 있는 시간에는 거의 독서를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고 있다. 오늘은 개구리 알의 진화에 대해서 읽고 있었다”고 우아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또 세안 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사실 세안을 할 때도 내 몸을 사랑한다는 느낌으로 어루만져 주는 거. 얼굴아 사랑한다”고 조곤조곤 말했다. 이 영상은 감성적인 느낌을 준다는 낮은 채도의 밝기톤과 말투 등을 통해 “여배우들의 브이로그를 잘 캐치했다” 는 칭찬을 이끌어냈다.

개그맨 이수지의 ‘여배우 안나의 로마 브이로그 일상, 독서, 공구 진행’ 영상 . 유튜브 네칼코마니 캡처.
공개된 지 이미 9개월이 지난 시점에 해당 영상이 화두에 오른 것은 이수지가 한 누리꾼의 댓글에 반응하면서다. 많은 누리꾼들은 고현정, 엄지원, 신세경 등 많은 여배우 이름을 언급하며 풍자 대상을 추측했고, 한 누리꾼이 “이청아 텐션으로 말하는 것 같다”는 댓글에 이수지가 ‘좋아요’를 누르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특히 이수지는 최근 큰 사회적 이슈를 이끌어낸 ‘대치맘’ 패러디 영상으로 인해 한가인 조롱 논란에 휩싸인 바 있어 여파는 더욱 컸다. 이수지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를 통해 ‘대치동 제이미맘’을 연기했는데, 이를 통해 자녀 교육에 열을 올리며 ‘라이딩’에 하루를 보내는 대치동 학부모를 패러디했다. 이후 ‘대치맘 교복’으로 불리는 고가의 패딩이 중고사이트에 대거 올라오는 등 반향을 이끌어내며 “거울 치료에 성공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유튜브에서 자녀 라이딩 일상 영상을 올린 배우 한가인이 악플세례를 받았고, 한가인 저격 논란에 휩싸였따. 당시는 한가인 측이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으나, 이번엔 이수지 측이 영상을 삭제해야 했다. 이수지를 향한 비판도 쏟아졌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개그가 아닌 조롱” “죄 없는 누군가를 조롱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누구를 위한 패러디냐” 등 불편하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한 사람을 지칭해 패러디한 건 아닌 것 같다” “괜히 거울치료 당해서 발끈하는 것 아니냐” “개그맨에게 지나친 검열을 삼가라” 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