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백설공주’ 한 장면.
제작단계부터 말이 많더니 결국 개봉 1위는 하루 천하였다. 디즈니가 새로 선보인 신작 ‘백설공주’(감독 마크 웹)가 바로 박스오피스 3위로 추락했다. 게다가 골든 에그지수도 처참하게 깨져버렸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 ‘백설공주’는 1만1598명이 겨우 들어 3위로 곤두박질쳤다. 누적 관객수는 고작 3만5359명이다.

영화 ‘백설공주’ 한 장면.
‘백설공주’는 백설공주(레이첼 지글러)가 악한 여왕(갤 가돗)에게 빼앗긴 왕국을 되찾기 위해 선한 마음과 용기로 맞서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뮤지컬 영화로, 제작 단계서부터 라틴계 배우인 레이첼 지글러가 주인공을 맡는다는 소식에 찬반이 갈렸다. ‘스노우 화이트’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굳이 라틴계 배우를 고른 건 팬들의 환상을 기만한 지독한 PC(정치적 올바름: Political correctness)주의가 아니냐는 지적이 들끓었다. 제작비 약 2억7000만달러(약 3920억원)를 투입했으나, 예고편부터 ‘싫어요’가 100만개 이상이 쏟아지는 등 반발이 커졌고, 영국 런던에서는 이례적으로 시사회를 취소하며 배우들의 언론 노출도 최소화했다.
또한 개봉 직후엔 원작 기본 줄거리인 왕자와의 로맨스가 빠지고 사악한 여왕에 맞서 빼앗긴 왕국을 되찾는 성장 서사로 개작했다며, 원작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혹평도 쏟아졌다. 디즈니의 ‘인어공주’(2023) 때와 비슷한 행보다. 당시에도 인어공주 에리얼 역에 흑인 배우인 할리 베일리를 기용해 원작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때문에 국내 박스오피스에서도 개봉 하루도 안 돼 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포털사이트에는 “여왕이 공주보다 더 예쁜 아이러니에 또 다시 동심의 판타지를 깨버리는 디즈니” “디즈니 특유의 감동도 없고 재미 없음. 디즈니는 제발 정신차리길” “우리의 동화를 너네들의 선전으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개봉 전처럼 백설공주 배역만의 문제였다면, 마음의 준비를 했으니 그럭저럭 봤을텐데, 그냥 지뢰밭이다. 제작자들은 이 영화를 만들면서 어떤 긍정적인 매력이란 걸 느끼긴 했나?? 어이가 없다. 이건 재해석이 아니라 백설공주에 대한 혐오와 파괴같다” 며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CGV 홈페이지 골든에그지수도 바닥이다. 개봉 직후 68%를 기록하며 기대 이하의 평을 받고 있다. 롯데시네마 별점은 8점에 그쳤고, 메가박스에선 7.1점을 겨우 얻어냈다.
개봉 직후 탈이 나버린 ‘백설공주’, 기사회생해 디즈니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이미 흥행엔 적신호가 켜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