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부’를 연출한 김형주 감독,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 ‘승부’ 김형주 감독이 마약 투약 논란으로 활동을 중지한 배우 유아인에 쓰라린 마음을 내비쳤다.
김형주 감독은 21일 서울 오후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마약 사건이 터진 이후 유아인과 따로 연락을 주고받진 않았다. 다만 지난해 유아인 부친상 때 고민을 하다가 조문을 가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서 빈소를 찾았다”며 “짧게 마주쳤는데 ‘미안하고 드릴 말씀이 없다. 죽을 죄를 지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마약 사건 첫 보도됐을 땐 이미 ‘승부’ 편집을 끝내고 넘긴 상태였다. 첫 기사가 실명 보도가 아니어서 ‘누군지 몰라도 큰일났네’라고 생각했는데, 얼마 안 가 그 사실을 기사로 알게 됐고 소속사, 제작사 통해서도 확인이 됐다”며 “처음엔 믿기지 않았고 이 영화가 어디로 갈까란 생각만 났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 그저 견뎌내는 수밖에 없었다”며 “그래서 오랜 여자친구와 결혼을 하고, 그것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혼자일 때보다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는 소감을 묻자 “ VIP시사회 끝날 때까진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저 담담하기만 했다”면서도 “행사가 끝나고 새벽에 택시 타고 집으로 오는데 호평 기사 하나를 읽다가 그때부터 눈물이 터지더라. 택시기사님이 흘끔흘끔 쳐다봤지만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집에 도착할 때까지도 울었다”고 돌려 말했다. 이어 “후련하다. 이젠 관객의 평가만 남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로, 오는 26일 개봉한다.